국제

'여자인 척'…수술안 한 트랜스젠더 성폭행 혐의 구속

2025.08.26 04:40  

[파이낸셜뉴스]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거짓말을 하고 동갑내기 남성과 성관계를 했다가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5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시아라 왓킨(21)은 2022년 6월 SNS를 통해 알게 된 남성과 성적으로 접촉했다.

당시 왓킨은 남성에게 "생리 중이라 허리 아래는 만질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남성이 허리 아래 신체 부위를 못 만지게 함으로써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에서였다.

왓킨은 이후 남성으로부터 오는 연락을 모두 차단했다가 다시 연락을 취해 며칠 뒤 다시 만났다. 이때 왓킨은 자신은 트랜스젠더이며 남성 성기를 가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왓킨이 피해자와 성관계를 갖기 전에 트랜스젠더인 것을 알리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피해자는 조사에서 ‘왓킨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성관계를 갖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정신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왓킨 측 변호인은 사건 당시 왓킨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왓킨 자신은 여성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긴 했지만, 목소리나 외모 등 겉으로 보기에는 남성이었기 때문에 상대 남성은 왓킨이 생물학적 여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알아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남성으로 태어난 왓킨이 13세 때부터 시아라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어떤 치료나 수술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여성 7명과 남성 5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틀간의 재판을 거쳐 약 1시간의 심의 끝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왓킨에 대한 선고는 오는 10월 10일 내려질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