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입에 한자 가르쳐 줬다가 들은 말... "조선족?"

거래처 이동 중 '쾌청' 뜻 모르는 신입 직원…한자 풀이해 줬더니 나온 답
"모르면서 당당" 문해력 지적…가르쳐 준 선배에 "조선족" 질문이 더 문제
젊은 세대의 문해력 논란 꾸준히 제기…언어·수리 능력, OECD 평균 이하

2025.08.19 14:00  

[파이낸셜뉴스] 후배 직원이 '쾌청하다'라는 단어 뜻을 몰라 알려주려다 "조선족이냐"는 말을 들었다는 남성의 사연이 온라인에 전해진 뒤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오늘 면전에서 조선족이냐는 소리를 들었다'는 제목과 함께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주말에도 거래처에 갈 일이 있어 회사로 나왔다가 부장의 지시로 거래처에 동행하게 된 신입 직원 B씨와의 대화 내용을 적었다.

'쾌청'은 숙취해소…

A씨는 거래처에 가야 할 일이 있어 주말인데도 회사로 나왔고 부장이 B씨를 거래처에 데려가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마침 B씨도 일을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직원이었다.

가는 김에 A씨는 B씨의 집까지 픽업을 나갔다. 날씨가 좋아 A씨는 차량에 오른 B씨에게 "오늘 쾌청하다. 빨리 일 마무리하고 근처라도 놀러 가야겠다"고 했다.

B씨로부터 뜻밖의 대답을 들었다. '쾌청하다'는 말뜻을 모르는 듯 "대리님 어제 술 드셨냐"고 물었다. A씨가 "무슨 소리냐"고 되묻자 B씨는 "쾌청하시다길래 술 드셨다는 줄 알았다. 술 마신 다음날 숙취 없으면 쾌청한 것 아니냐"고 했다.

A씨는 "유쾌하다, 상쾌하다는 말에 들어가는 '쾌(快)'가 한자인데, 쾌청하다에도 쓰인다. '청(靑)'은 청천벽력에 들어가는 청이다. 둘이 합쳐 쾌청이고 날씨가 상쾌하게 맑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B씨가 잠시 침묵하더니 예상치 못한 말을 꺼냈다.

B씨는 머뭇거리듯 "저기 대리님, 아까 한자로 막 설명해 주시지 않았냐"라며 "혹시 대리님 조선족이시냐. 한자를 엄청 잘 아신다"라고 물었다.

뜻밖의 말에 당황한 A씨는 "제가 너무 가르치려고 했던 것 같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저 전부 한국 사람"이라는 해명까지 해야 했다.

꾸준히 나오는 문해력 논란

'조선족이냐'는 소리를 듣고 표정 관리를 못했는지, B씨가 뒤늦게 '조선족이냐고 해서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내용도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네티즌들에게 "쾌청이 그렇게 어려운 단어냐"고 물었다.

네티즌들은 "무지가 당당한 세상", "요즘 애들 지능수준" 등 신입직원의 문해력을 문제 삼는데서 나아가 "모르면 배우면 되는데 저런 소리를 하는게 더 문제"라거나 " 정확한 뜻은 모를 수 있지만, 알려준 사람한테 조선족이냐고 묻다니" 등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젊은 세대의 문해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다. '심심한 사과'의 심심한을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뜻이 아닌 "지루하고 재미없다"로 오해하거나 사흘을 '4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 따르면 한국 성인(16∼65세)의 언어 및 수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이 OECD 국가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