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며느리에게 재산을 물려 주기 싫은 시어머니가 반년 동안 치매 환자 연기를 한 사실을 알게 된 뒤 충격에 빠졌다는 여성이 사연이 온라인에서 이목이 쏠린다.
뉴스1은 23일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두 명의 자녀가 있는 결혼 13년 차 40대 여성 A씨의 사연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A씨는 지난 21일 6개월 동안 치매 연기를 한 시어머니를 상대로 위자료 소송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편과는 갈등 없이 평범하게 지내는 편인데 작년부터 인생이 크게 꼬였다"면서 "지난해 이맘때쯤 남편이 엄마가 자꾸 밥 먹은 걸 또 먹었다고 하고 전날 일도 기억 못 한다며 병원 한번 모시고 가봐야 할 것 같다고 울먹이며 말하더라. 당시엔 저도 진심으로 걱정했다"고 말했다.
1958년생인 A씨 시어머니는 혈압약을 복용하고 병원에서 경도인지장애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지병이 없었고 계모임과 센터를 다니며 사회생활을 할 정도로 일상생활 기능은 정상적으로 유지했다. 또 A씨 부부와도 거리를 적당히 유지해 줬고 A씨도 그런 시어머니를 주 4일 정도 돌봤다.
A씨는 언제부턴가 시어머니가 집에 수시로 들락날락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저녁 식사를 한 뒤에도 시어머니는 다음 날 "며느리가 굶겼다"고 하거나 방에 들어가자마자 물건 던지며 "누구세요"라고 묻는 경우도 생겼다고 했다.
A씨가 퇴근해 돌아오면 아들에게 "얘 누구냐. 도둑 아니냐"고 묻는가 하면 "얘 이상하다. 자꾸 내 물건 숨긴다. 지갑도 없어졌고 약도 사라졌다"고 말하는 등 이상 증세도 보였다.
시어머니 말에 남편이 A씨에게 "혹시 엄마 물건 건드린 거 있냐. 엄마가 요즘 많이 불안해하신다"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A씨는 평일 오후 급히 집에 들렀다가 시어머니가 휴대전화로 드라마를 보고 누군가와 통화하는 걸 보고 이상한 걸 느꼈다.
A씨는 "눈빛도, 말투도 정상이었다. 순간 '이건 아니다. 뭔가 이상하다'라는 섬뜩한 마음에 남편 몰래 거실과 주방에 홈캠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홈캠에서 A씨는 놀라운 장면을 발견했다. 외출 후 돌아온 시어머니는 신발을 벗고 양말까지 잘 정리한 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휴대전화로 유튜브, 드라마 등을 시청했다. 멀쩡해 보이던 시어머니는 A씨가 들어오자 갑자기 눈을 치켜뜨며 "나 누구야. 나 여기 왜 있니"라고 말했다.
또 다른 날에는 아들 앞에서 "아이고. 나 또 약 안 먹었어"라고 말한 뒤 아들 부부가 출근하자마자 스스로 약을 챙겨 먹기도 했다.
A씨는 "시어머니가 혼잣말로 '아이고. 이러다 재산 빼앗기겠어. 정신 놓고 살아야 며느리가 못 건들지'라고 말했다"면서 "그동안 간병한 건 뭔가 싶고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더라. 증거 확보하고 남편에게 영상 보여줬는데 처음엔 안 믿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드라마 타임 맞춰서 연기 시작하는 모습, 약 복용 체크하는 모습, 저에 대한 모함이 담긴 장면을 보고 남편도 결국 무릎 꿇었다. 저희 부부 껴안고 오열했다"고 했다.
이후 시어머니는 A씨 집에 발도 못 들이고 있고 남편은 심리 상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소송 이겨도 벌금 얼마 안 나올 거고 기소도 안 될 거 같다. 인연 끊은 걸로 끝내는 게 나을 듯", "진짜 연기 맞나. CCTV 영상만 보고 연기라고 단정 짓기는 좀 애매한 상황" 등의 반응을 보였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