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가수 정승환(28)이 1년 11개월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 올해 1월 육군 군악대 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온 그는 한층 성장한 마음가짐으로 노래한다는 각오다.
13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새 싱글 '봄에'는 만물이 피어나는 것처럼 얼어 있던 감정이 움트기 시작하는 봄의 모습을 닮은 두 가지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타이틀곡 '하루만 더'와 수록곡 '벚꽃이 내리는 봄길 위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는 어쿠스틱 기타를 필두로 소담스럽게 피어나 후반부로 갈수록 화려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2015년 SBS 'K팝 스타 시즌4'에 출연해 독보적 감성으로 주목받은 정승환은 2016년 11월 정식 데뷔했다. 연예계에 발을 내디딘 지 올해 10년이 된 그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안테나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역 후 복귀하는 소감을 전했다.
-전역 후 오랜만에 컴백하는 소감은.
▶전역하고 나와 처음으로 공식적인 행보를 걷는 거라 유독 많이 긴장된다. 금세 녹아들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그런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녹음실도 가며 작업하는 시간을 보냈지만, 본격적으로 녹음 하고 편곡하고, 가사 쓰고, 믹스하는 과정을 거치니까 이제야 '아, 나 가수였지' 생각이 들더라. 스스로 무의식중에 군인이라 생각했나 보다.(웃음) 특히 녹음할 때 개인적으로 벅차고 감회가 새로운 순간이었다.
-새 싱글 '봄에'는 어떻게 작업했나.
▶전역 후에 작업한 곡들을 담았다. 타이틀곡 '하루만 더'라는 발라드곡은 오래된 친구인 서동환 작곡가와 휴가 나올 때마다 이야기를 나누다 올해 1월, 2월 초 정도에 작업을 딱 시작한 노래다. 그 친구 작업실에서 다양한 곡을 들어보다가 가사가 없는 후렴 멜로디가 먼저 나왔고 이걸 잘 살려보면 좋겠다고 해서 작업실에서 계속 붙어있다가 나왔다. 두 번째 곡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다양한 작곡가분들께 요청을 드렸던 곡 중에, 마음에 오는 곡이라 택했다. 이미 곡과 멜로디는 만들어진 상태였고 편곡은 서동환 작곡가가 해서 이번 싱글 앨범에 싣게 됐다.
-1월 전역 후 활발히 활동 중이다. 군 복무 중에 가장 하고 싶었던 게 있었나.
▶군대에 있을 때 내무반에서 TV를 많이 보다 보니, 아는 형이 나와서 노래하는 걸 보니까 부럽더라. 그래서 방송에서 노래하는 걸 하고 싶었다.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팬분들을 만나고, 음원을 발매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1순위는 TV에 나가고 싶은 거였다.(웃음)
-전역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군악대에 있어서 공연을 많이 했다. 내 노래를 부르는 경우도 있고 군가를 부르기도 했는데, 내 노래를 부를 때 많이들 따라 불러주더라. 그런데 전역하고 팬콘서트 등 가수로서 팬들을 만나는 자리에 가니까 모든 곡을 알고 불러주더라. 군대에 있을 땐 모를법한 노래는 애초에 부르지 않았는데, 정말 걱정 없이 모든 노래를 같이 부를 수 있는 느낌이 들어서 행복했다. 또 전역하자마자 '더 시즌즈'에 나갔는데, 댓글을 살펴봤더니 '정승환이 돌아왔다'며 기다렸듯이 반겨주는 반응을 보면서 '안 잊히고 사랑받고 있었구나' 했다. 그때 집에서 혼자 편안한 차림으로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하하.
-전역 후 달라진 마음가짐이 있을까.
▶아직도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연차도 쌓이고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지 여유를 가지게 됐다. 이전에는 작은 것 하나에 시간과 마음을 빼앗겨서 중요한 것을 놓친 적도 많았다. 보컬 녹음이라면 사소한 디테일을 신경 쓰느라 전체적인 맥락을 놓쳤던 경우도 있었는데 여유가 생겼다. 입대 전에는 모든 걸 다 신경 쓰고 품으려고 하는 욕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내 역할에 충실하고,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을 도와주신 분들에 대해서 불안해하지 않고 믿고 맡기는 마음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내 것을 더 하는, 좀 더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프로듀서 서동환이 노래가 더 늘어서 왔다고 말했다던데.
▶노래를 하는 사람으로서 제 1년 반의 군대 기간은, 무협으로 치면 '폐관수련' 같았다. 하하. 군악대라 연습하는 공간이 갖춰져 있었고, 무엇보다 같이 지내는 친구들이 성악, 클래식 음악 전공이었다. 이분들의 성량이 정말 말도 안 되니까 동시에 얘기하면 내 목소리가 아예 안 들릴 정도였다. 그래서 발성을 많이 물어보면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그 친구들과 공연을 해나가면서 원초적인 것에 집중하게 됐다. 음향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군악대는 공연이 곧 임무이기 때문에 열심히 해왔는데, 그 시간이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번 싱글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성장한 지점을 느낀 게 있나.
▶조금 더 성장했길 바랐는데 기대하고 바란 것보단 조금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래도 예전에는 작사, 작곡, 편곡에 있어서 필요 이상으로 관여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작곡이나 편곡에 대해 해당 역할을 갖고 계신 분에게 단순하고 명료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난 노래에 더 집중했는데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성숙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만 예전부터 녹음을 너무 오래 해서 개인적으로 시간을 줄이는 게 목표이자 숙제였는데, 이번엔 금세 끝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하루만 더'는 하루 8시간 정도, 12시간 한 적도 있다.
<【인터뷰】 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