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당 60만원을 준다며 하반신 마비 여자아이 간병인을 모집했던 구인 공고가 여성 납치.감금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 간병인을 구한다며 여성을 유인해 감금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된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이 남성이 사건이 벌어지기 몇일 전부터 올린 구인공고가 확산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하루 알바 60만원 준다는데 진짜일까' 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가 공유한 구인공고에 따르면 하반신 마비 여자아이 간병인을 구하며, 실근무지는 경기도 가평이다. 근무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10시까지였다. 인원이 갑자기 펑크 나 급하게 구한다며 출퇴근 픽업도 해준다고 제안했다.
또 하는 일은 많이 없고 대화 나눠주시면서 놀다가 취침 준비하시고, 일어나셔서 청소 및 아침 식사 준비해주시면 된다. 중간중간 화장실 동행도 해주셔야 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아이가) 어리고 겁이 많은 친구라 비슷한 나이 동성을 우대한다. 프로필 사진 본인 사진으로 변경 후 지원해달라고 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찝찝하고 무섭다”, “저런 건 300번 의심해도 부족하다. 근무지 어딘지 정확히 물어봐라. 간병인데 말동무 상대 정도만 구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조언했다.
한 누리꾼은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돈을 준다면 의심해 보는 게 맞다”고 우려를 표했다. 통상 해당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간병인을 구인할 경우 하루 일당은 10만~20만원으로 책정된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지난 13일 간병인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던 30대 여성 A씨가 가평의 한 펜션에 감금됐다가 구조됐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소름끼친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20대 남성 B씨는 지난 9일 중고 거래 앱을 통해 ‘하반신 마비인 여동생의 간병인을 구한다’며 A씨를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틀 뒤인 지난 11일 새벽 A씨 지인이 “범죄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찰에 신고하자, B씨는 A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차량에 태우고 도주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도주 4시간 만인 새벽 5시10분쯤 가평 청평면에서 경찰에 붙잡혔고, A씨도 다친 곳 없이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B씨에게는 하반신 마비 여동생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