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뉴스1) 장수인 기자 = 경기한파에 비상계엄 후폭풍까지 더해지면서 연말 특수를 노리던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시민들이 연말 모임 대신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촛불 집회에 나서면서 단체 예약들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전북지역 자영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해제한 3일 밤 이후부터 곳곳의 식당에서는 '단체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내용의 전화가 잇따랐다.
이같은 전화는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서부신시가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 모 씨(50대)의 식당에도 들어왔다.
이 씨는 지난 4일 4건의 단체예약 취소 전화를 받았다. 모두 공무원들이 예약한 단체 회식이었다.
이 씨는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갑작스럽게 단체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전화가 계속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이맘때면 연말‧연초 단체 예약이 매일 들어와야 하는데, 꼭 코로나 때처럼 조용하기만 해서 놀랐다"고 걱정했다.
이어 "비상계엄 이후에 아무래도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기도 했고, 경기가 어려운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평소 단체 예약이 많은 전주의 한 대형 중식당도 분위기는 같았다. 지난 4일 당일 단체 예약 2~3건이 취소됐다.
이 식당 관계자 B 씨(40대)는 "취소 전화가 더 들어오지 않아 다행인 것 같으면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가장 민감한 것은 역시 공무원들이다.
앞서 전북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긴급회의를 갖고 '공직기강 확립'을 강조했다.
당시 김관영 도지사와 최병관 행정부지사는 "시국이 어수선하고 도민들의 불안이 클 수 있으니, 공직에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더 주의를 하고 도민 안전을 위해 공직기강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연말 모임을 취소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받는 모습이다.
직장인 임 모 씨(39)는 "연말에 오랫동안 못 봤던 친구들을 서울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여러모로 어수선해서 취소했다"며 "아무래도 이번 주말은 촛불을 들고 객사를 가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7일에는 오후 4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객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개최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