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검찰이 이른바 ‘빅5’ 출신 안과 전문의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것은 의사의 본분이자, 환자와 약속인 수술을 앞두고 마약을 투약한 것에 대한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장성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혐의 결심 공판에서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전문의 이모씨(34)에게 이 같은 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추징금 30만원도 함께 구형했다.
검찰 측은 "(수술) 당일에는 새벽 하다못해 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지장이 있다"며 "그냥 술만 마신 것도 아니고 당일에 수술 있는 걸 알면서 마약을 투약한 건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씨 측 변호인은 "(마약을 같이 투약한) 대학생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갖고 만나던 중 상대방 제안에 호응하면서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피고인은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출석한 이씨는 최후진술에서 "처사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거 공감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올바름의 가치를 되새기며 타인에게 모범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투약 당시 이씨와 함께 있었던 배모씨(22)에 대해서는 징역 2년과 추징금 106만원을 구형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투약 이후 강남 소재 클럽을 돌아다니거나, 한 달 동안 수차례에 걸쳐 새벽시간대 마약을 투약하고 병원에 출근해 7명의 환자에 대한 수술을 집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9년간 의사 경력을 갖춘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임상강사로 일하며 수술을 직접 맡는 등 마약류를 쉽게 다룰 수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