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 9호 처분을 받은 절도범 출신 도전자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논란이 인 가운데, 해당 도전자가 과오를 고백하며 참회했다.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100일간 20명의 도전자가 백종원 대표와 4명의 담임 셰프로부터 장사 비법을 배우는 성장 예능이다.
지난달 7일 사전 공개된 예고 방송에서 20명의 도전자들의 사연이 차례로 공개되면서 9호 처분을 받은 소년 절도범이라고 고백한 출연자에 누리꾼들의 반응이 집중됐다. 소년법상 19세 미만 소년범은 형사 처벌 대신 1~10호 단계별 보호처분을 받는데, 9호 처분은 두 번째로 강한 처분이다. 9호 처분받으면 단기로 최장 6개월간 소년원에 송치된다.
이에 누리꾼들은 "전과자 이미지 세탁 방송이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아니냐" 등의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모습을 드러낸 소년범 출신 김동준은 "저 같은 사람도 사회에서 열심히 살려고 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안 잠긴 차를 열고 내용물을 털어서 휴대 전화도 팔고 그 안에 있는 카드도 썼다. 후회할 정도로 잘못했다"고 했다.
다만 김씨는 자신이 범죄의 길로 빠진 것은 불우한 가정사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작은아버지 집에서 살게 됐다. 그런데 3개월 뒤부터 교육이 제대로 안 됐다는 이유로 맞았다. 일상이 맞는 거였다. 목 밑으로는 다 멍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 갈색 피가 섞였다. 맞고 나면 3일 동안 밥을 못 먹었다"며 "(학교에서도) 더럽고 냄새난다 이런 이유로 애들한테 왕따도 당하고 맞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폭력을 견디다 고등학교 때 집에서 도망쳐 나오며 배고픔에 후회할 짓을 저질렀다"라며 "배고프니까 다른 사람 차에 있는 돈을 손대기 시작해서, 배고프니까 또 하고 있고 무한 반복이었다"고 했다.
김씨는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 계기에 대해서 "소년원 갔을 때였는데 선생님 한 분에게서 '할 수 있는데 왜 자꾸 포기하려고 하냐'는 말을 듣고 제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지금 생각하면 후회되기도 하고, 피해자분들 대면을 못 했다"며 "사과를 드리고 싶어요. 그게 제일 제가 임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종원 대표는 김씨 등 참가자 논란에 대해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장 발장의 인생을 바꾼 것은 미리엘 주교의 은촛대, 믿음과 기회였다"며 갱생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제대로 된 기회일지도 모른다"라며 "기회조차 없었던 그들에게 절실하게 부딪혀 볼 수 있는 그런 판을 만들어주는 거다. 이건 저에게도 그들에게도 도전이다. 절실하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