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마약 투약 의혹에 휩싸인 아나운서 출신 모델 김나정(32)이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25일 김나정의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면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다'는 문구만 나온다.
지난 18일 김나정은 법무법인 충정 측과 함께 작성한 '김나정 입장문'을 통해 필리핀에서 만난 사람에 의해 강제로 마약 투약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충정 측에 따르면, 김나정은 필리핀에서 1995년생 젊은 사업가라고 자처하는 A씨를 소개받았다.
A씨가 김나정의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해 필리핀에 방문했을 뿐, 항간에 도는 '스폰'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술을 마셔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A씨로부터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는 주장이다. 충정 측은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A씨는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하고, 이를 피하자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강제로 연기를 마실 수밖에 없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입장문을 발표한 후 김나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지난 12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나정을 조사했다. 김나정에 대한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나정에 대한 마약류 정밀 감정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나정의 마약 투약 의혹은 이날 그녀의 인스타그램에서 불거졌다. 김나정은 본인 인스타그램에 "마닐라 콘래드호텔입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됐습니다"라고 적었다. "공항도 무서워서 못 가고 택시도 못 타고 있어요.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함께 올린 사진에는 마닐라의 한 호텔 내부를 찍은 광경이 담겼다.
아울러 김나정은 누군가와 나눈 문자 메시지의 내역을 공개했다. "전화주세요" "연락 좀 주세요" 등의 메시지가 실렸다. 또한 김나정은 "대사관 전화 좀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도움을 긴급 요청한 김나정은 이날 오후 12시 5분 마닐라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 사실을 알렸다.
이후 이날 본인 소셜미디어에 또다른 글을 남겼다. "어젯밤 마닐라발 대한항공 인천행 11시 비행기가 12시 5분으로 늦춰지고 늦은 저녁 공항 직원, 승객, 이미그레이션 모두가 저를 촬영하고 트루먼쇼처럼 마약 운반사태를 피하려고 제가 캐리어와 가진 백들을 모두 버리고 대한항공 타지 않고 다시 나왔다"고 적었다. 이어 "저 비행기 타면 죽는다. 대한민국 제발 도와달라.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고 덧붙였다.
김나정은 전후 사정에 대해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것을 가지고 저의 과대망상으로 어떤 식으로든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며 마약을 언급했다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졌다. 몇몇 누리꾼들은 김나정의 신변에 대해 우려하고, 마약 투약 의혹도 제기했다. 김나정은 경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한편 김나정은 이화여대 동양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언론홍보영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KBS춘천방송총국에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케이웨더 기상캐스터, SBCN 아나운서 등으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았다.
2019년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2019 미스 맥심 콘테스트'에서 우승했으며 '맥심(MAXIM)'의 간판 모델로 활약했다. 미스맥심 콘테스트는 남성 월간지 '맥심'의 일반인 모델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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