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법의학자 김문영 교수가 자신이 경험했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을 소개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는 법의학자인 김문영 성균관대 교수가 출연했다. 현재 성균관대 의과대학 법의학 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김 교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의로도 7년 째 근무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여년 전 서울대 산업공학과 재학 중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그는 “(어떤 기회가) 운명처럼 다가온다고 하지 않나”라며 “원래 서울대 공대를 다니고 있었다. 벌써 20년 전인데 미국 드라마 ‘CSI’가 유행했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마침 학교에 법의학 강의가 개설이 돼 있어서 들어봤다”면서 “강의 자료에 나온 시신 사진들을 보고 다른 수강생들은 충격에 빠졌는데 나는 괜찮았다. 어색하거나 끔찍하다는 생각 없이 ‘사람이 저렇게 될 수 있구나’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그는 “강의 중에 교수님이 ‘이렇게 중요한 분야인데 지원자가 없다’라는 말씀도 하셨다”라고 회상했다.
김 교수는 “그 시기에 마침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도입이 돼서 ‘이것도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해 의전원에 진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의전원 4년, 인턴 및 병리과 전공의 5년, 법의학 박사과정 3년까지 등 10여년을 공부해 법의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특히 7년간 1069건의 부검을 진행, 가장 기억에 남는 충격적인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부검을 배우기 시작한 첫해에 ‘강력사건에 가깝다’라고 하면서 의뢰가 온 시신이었다”라며 “범인이 가족이었다. 어머니와 오빠에게 살해당한 젊은 여성 피해자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격의 수위가 너무 잔혹해서, 부검을 하려고 시신을 봤을 때 얼굴 아래쪽과 목이 많이 훼손된 상태였다”라며 "시신 상태가 너무 심해 분위기가 평소보다 더 숙연해졌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부검 결과, 구타로 시작해서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시신을 훼손시킨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키우던 강아지에게 악귀가 들렸다면서 어머니가 강아지를 먼저 죽였고, 그 악귀가 딸에게 옮겨붙었다며 공격한 사건이었다.
그러면서 “그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시신은 처음 보는 거였다. 저에게도 충격적이었고,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느낌도 받았다”라며 “‘만만치 않은 직업이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