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감독으로서, 시나리오를 쓴 사람으로서 이 영화를 통해 사회적인 고발이나 문제점을 알리기보다 우리가 미처 바라보지 못한 곳에 시선을 둔 적이 있었나 라는 생각하게 됐습니다."
영화 '언니 유정'의 정해일 감독은 20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의 기획 의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언니 유정'은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미성년자 영아 유기 사건을 중심으로 유정·기정 자매가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단편영화 '더더더'. '인사3팀의 캡슐커피' 등을 연출한 정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CGV상을 수상했다.
정 감독은 5년 전 친누나의 임신과 조카의 탄생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임신과 출산이 저와 별개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조카가 태어나는 과정을 보면서 세상에 이것보다 값진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카를 키우다 보니 가족끼리 서로 몰랐던 진심을 알게 되었고 소통할 기회가 많아졌다"며 "그때 임신과 출산이라는 주제로 써보고 싶었고, 제가 바라보지 못한 곳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 하다가 자료 조사를 통해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쓰면서 생명의 잉태와 탄생 그리고 출산이 남자와 여자가 나눠서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썼다"며 "가족의 화합을 생명의 탄생으로 이뤄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득 어머니, 아버지의 젋은 시절 꿈을 모르더라"며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도 가까운 사이라고 알고 있던 가족이나 친구 등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언니 유정'은 박예영, 이하은, 김이경 등 세 여배우가 이끌고 나간다. 박예영은 서막하게 지내던 동생 기정이 영아 유기 시간의 당사자로 구속되면서 동생을 구하려 발버둥 치는 언니 유정 역을 맡았다. 이하은은 동생 기정 역을, 김이경은 기정의 단짝 친구 유진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유정 역의 박예영은 "영화제 간 것만으로도 감사한 데 개봉까지 달려와서 기쁘다"며 "소재 자체가 자칫 잘못하면 의도와 다르게 강하게 느껴지고, 이 드라마를 끌고 가는 게 소재에 끌려가는 느낌이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건보다 이야기에 중점을 두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하은은 "기정이를 연기할 때 유정과 관계 변화가 중요해서 언니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변화에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했다"며 "기정으로 존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현장에 가는 일이 즐거웠다"고 전했다.
김이경도 "희진이라는 친구가 미스터리한 부분도 나와 있었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친구라 전체 시나리오가 궁금했고 이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며 "희진이라는 친구가 영화에서 전반적으로 나와있지 않지만,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해 끌렸다"고 밝혔다.
오는 12월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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