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신변을 비관하며 반포대교 난간에 올라섰던 20대 남성이 위기협상요원의 설득 끝에 손잡고 내려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6일 오후 8시 50분쯤 "친구가 술을 엄청 마시고 혼자 한강에 간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칫값을 추적해 반포대교 교각 위에서 20대 남성 A 씨를 발견했다. 이후 소방에 신속히 에어매트 설치를 요청하고, 반포지구대 순찰2팀 소속 위기협상요원 두 명을 즉시 투입했다.
위기협상요원은 신분을 정확하게 밝히면서 A 씨를 안심시킨 후 천천히 다가갔다. 이어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느냐. 어려운 일이 있다면 같이 이야기하고 고민해 보자"고 대화를 시도했다.
또 손을 뻗어 "안전하게 모시러 왔다. 손을 살짝 잡겠다"며 A 씨의 손을 잡고 어깨를 토닥이며 공감의 대화를 이어갔다.
이어 협상요원들이 각각 A 씨의 앞·뒤쪽에서 손을 한 쪽씩 잡고 반포대교 상단으로 이동해 구조에 성공했다. 협상요원 투입 20분 만이었다.
A 씨는 "혼자 있기 무서웠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하며 순찰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자신이 힘들어했던 부분에 대해 자세히 털어놨다고 한다.
현장에 투입된 협상요원은 "전문 교육 때 배웠던 대화 기법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 사용할 수 있었다"며 "이번 구조사건을 계기로 자살 구조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서초경찰서는 지난 9월부터 자살시도자에 특화한 '지역 경찰 위기협상요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서가 아닌 파출소, 지구대 등 지역경찰 순찰팀에서 총 56명을 선발해 자살기도자 구조 현장에 투입해왔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본서 위기협상 요원은 현장 도착 시간이 평균 20분 정도 소요되어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고,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팀에서 출동하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적었다"며 "서초서 지역경찰의 현장 도착시간은 평균 3분대이고, 지역 경찰 본연의 업무인 자살구조와도 부합해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