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지진으로 아내와 세 자녀를 잃은 남성이 떠나간 가족들의 사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마라톤에 완주한 사연이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가족들의 사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마라톤에 완주한 오마 케이스케(42)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일본 이시카와현 현청 소재지 가나자와의 경찰관으로 지난 1월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5의 지진으로 인해 아내와 11살 큰 딸, 각각 9살과 3살인 두 아들을 잃었다.
지진이 발생했던 당시 그들은 아내의 부모님 댁에 있었다. 오마가 소음을 듣고 주변을 확인하기 위해 혼자 밖으로 나갔을 때 집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산사태가 일어나 집을 덮쳐서 안에 있던 가족들이 모두 죽었다고 전해졌다.
그는 일본 뉴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차라리 가족과 함께 죽고 싶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삶이 주어졌고 그저 믿고 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하고 10개월 후, 오마는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월 27일 가나자와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가족과 함께 완주했다"고 밝혔다.
오마는 떠나보낸 가족들의 사진을 자신의 옷에 달고 3시간 58초 만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이는 그가 6년 만에 참가한 마라톤 대회였다.
그는 마라톤 연습을 위해 가족들의 사진이 새겨진 옷을 입고 동네에서 매일 10~20㎞를 달렸다. 그가 달린 길에는 아내가 생전 일하던 사무실, 가족이 놀던 공원과 해변이 있었는데, 그곳을 지나며 '계속해서 내가 여기 있다'는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마라톤을 완주한 후 오마는 "의지가 있으면 길이 있다는 가훈을 지키며 살았던 자녀들을 위해 뛰었다"며 "여전히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지만, 그들을 대신해 나의 삶이 계속돼야 한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그의 사연을 접한 현지의 누리꾼은 "당신의 가족은 당신 주변에 여전히 있고 당신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강인하게 지내고 평화로운 삶을 살기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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