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 임원들이 10월 한 달간 자사주를 20억 원어치 사들이면서 주가 부양 의지를 보였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면서 '5만 전자'를 막지는 못했다.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납품 등 실질적인 성과를 통한 실적 개선이 필요할 전망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결제일 기준) 삼성전자 임원 17명은 자사주 총 3만 3318주를 매입했다. 금액은 총 19억 9273만 원 규모다.
가장 많은 자사주를 매입한 임원은 노태문 MX(모바일)사업부 사장이다. 노 사장은 5000주를 주당 6만 원, 총 3억 원에 매입했다. 올해 3월과 9월에도 각각 5000주씩 매입해 총 2만8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임원들은 지난 6월과 9월에도 자사주를 집중적으로 매입했고, 올해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20만 4365주, 약 140억 원에 달한다.
통상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지난 8월16일 8만 200원(종가 기준)을 기록한 이래 이어진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삼성전자 주가(종가 기준)는 지난 8월16일 8만 200원을 기록한 이래 하락을 거듭했다. 주가 하락의 주요 배경은 3분기 시장 기대치(약 10조 4000억 원)를 밑돈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9조 1834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1% 감소했다. 주력인 디바이스설루션(DS,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 8600억 원에 그쳤다. 전 분기 영업이익(6조 4500억 원)보다 40.2%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 9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역대 최장기간인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들이 팔아치운 금액만 12조 9395억 원에 달한다.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AI 반도체가 호황을 맞았지만, 삼성전자는 HBM의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 납품이 지연되면서 흐름을 타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3E의 주요 고객사 품질 검증에서 유의미한 진전이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공급 시기와 공급량은 미지수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TSMC의 독주가 지속되면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지어 하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일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기존 9만 6000원에서 8만 3000원으로 낮추고 "HBM 판매 확장이 경쟁사보다 지연되고 파운드리 수요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당분간 실적 기대감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목표 주가를 기존 9만 5000원에서 9만 원으로 내리면서 "HBM3E 12단 제품과 HBM4 등 차세대 제품에서 경쟁사와의 시장 진입 시점에 여전히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낙관적 판단을 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