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코미디리벤지' 권해봄 PD가 19세 코미디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 리벤지'를 연출한 권해봄 PD는 최근 뉴스1과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5일 6회 모두 공개된 '코미디 리벤지'는 시즌1 격인 '코미디 로얄' 우승팀 이경규팀이 판을 깔고 K-코미디 대표주자들이 각잡고 웃음 터뜨리는 코미디 경쟁이다. 시즌1이 '서바이벌'의 성격이 강했다면, '코미디 리벤지'는 3라운드의 미션을 소화하면서 코미디언들이 벌이는 축제와 같은 그림이다. 우승자는 박나래 이상준 황제성이 소속된 '산딸기' 팀, 더불어 '코미디로얄'에서 원숭이 콩트로 화제성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던 '잔나비정상'(이선민 이재율 곽범)이 결승까지 올라가며 '리벤지'의 의미도 더했다.
<【N인터뷰】 ②에 이어>
-만족도는.
▶코미디 장르가 매주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아무래도 퀄리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세트에서 진행한다. 코미디언을 아티스트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판 자체를 멋지게 깔아주고 싶었다. 그분들이 마음대로 놀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아트웍 등 콩트 위주의 코미디에서 기획자로 서 플레이어로서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이경규와 오래 호흡을 맞췄다. 이경규는 어떤 아티스트인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그 후에는 얘기도 잘 통한다. (이경규 선배는) 저희 어머니와 동갑이신데 어떨 때는 방송가 선배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것 같다. 저희가 제작진에서 담기 어려운, 인물, 콘텐츠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하실 때가 있다. 당연하게 생각한 것을 그만의 시선으로 보는 지점이 있다. 플레이어로서 이경규를 접한 것은 '코미디 로얄'인데 허투루 안 하고 진심으로 임하신다. 본인의 철학을 내세우면서 화를 낸 것도 진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메라에 담으면 살아 있는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자신의 통찰력으로 목소리를 내는 분이다.
-'날로 먹는다'라는 콘셉트에 대해서는.
▶오래 찍는 걸 싫어하시기는 한다. 그게 감이 있어서 그렇다. 필요 없는 신인데 연출자가 길게 찍는 경우를 알기 때문이다. 필요한 신은 열심히 하신다.
-심의가 없는 OTT 플랫폼인데, 수위에 대한 고민은.
▶방송은 심의위원회가 있고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있고 플랫폼 자체적으로도 보니까 심의가 없지는 않다. 생각보다 꽤 있다. 특히나 저는 19세 코미디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15세로 하고 싶었다. 더 많은 사람이 보길 바랐다. 선을 넘지 않고 불편하지 않은, 그런 코미디를 고민했다. 그런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확실히 지상파보다는 열려 있지만 중요한 건 시청자들의 눈높이였다. 코미디가 너무 선을 너무 안 넘으면 뻔해지잖나. 재미있고 반전도 느낄 수 있는, 그 선을 잘 타야 한다고 생각했다. '코미디로얄'하면서 많이 느꼈다.
-한국 코미디를 알리는 사명감, 책임감이 있나.
▶제가 그런 걸 느낄 건 아닌 것 같다.(웃음) 한국 코미디의 중추도 아니다. 제가 이 작업을 재미있어하는 이유는 그들의 코미디와, 열정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콘텐츠를 겨냥하고 만들어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사랑받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