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고(故) 신해철 10주기를 맞아 트리뷰트 콘서트 '마왕 10th: 고스트 스테이지'가 열린다. 오는 27일은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고인을 그리워하는 동료와 선후배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의 노래를 부르며 추억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공연 기획사 드림어스컴퍼니 신상화 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10주기를 맞아 신해철의 음악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향유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고 싶었다"며 "우울함은 던지고 음악을 기쁘게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신해철 10주기를 앞둔 가운데, 드림어스컴퍼니는 넥스트유나이티드와 공동으로 올해 1월부터 이번 트리뷰트 공연을 기획해 왔다.
신 본부장은 "10주기는 일반적인 연도와 다르게 깊이가 있는 해인 만큼, 고인의 음악을 재해석하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며 "또 신해철 님을 그리워했던 부분을 소환하기 위해 KBS 2TV '불후의 명곡', MBC 다큐 '우리 형, 신해철',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등 방송과도 합작했고, 콘서트장에 특별 전시회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신해철은 '마왕'으로 회자되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이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그룹 무한궤도로 출전해 대상을 받은 뒤 솔로 가수로도 인기를 얻었다. 이후 1992년 록밴드 넥스트를 결성했다. 신해철은 가수 생활 동안 '그대에게'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도시인' 등 무수한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신 본부장은 "신해철을 생각하면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한국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분"이라며 "특히 음악뿐만 아니라 깊은 철학이 있고 사회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가치관이 있어 좋은 영향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사람을 위로하고 공감하고, 약자에 힘이 되는 목소리를 주신 만큼, 10주기를 통해서 이런 것이 울려 퍼지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6일, 27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에는 신해철의 밴드 넥스트(N.EX.T, 김영석·김세황·이수용)와 고유진, 김동완, 홍경민을 비롯해 싸이, 이승환, 넬, 전인권 밴드, 김범수, 국카스텐, 예성, 마마무 솔라, 에피톤 프로젝트, 해리빅버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참여해 신해철의 명곡을 선보인다.
섭외 기준에 관해 "많은 아티스트를 고민했는데 참여하는 분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했다"며 "신해철 님과 동시대 음악한 분들은 관계성 등으로 우선순위를 가졌고, 후배분들은 그의 음악을 기리면서도 해당 아티스트가 갖고 있는 음악성을 고려했다, 신인들은 라이브 음악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신해철을 존경하는 분들로 섭외했다"고 밝혔다.
공연은 신해철에 대한 존중, 리스펙트, 사랑을 관통하게끔 구성했다. 신 본부장은 "각 아티스트가 신해철 님의 곡을 1~2곡 정도 편곡해서 라이브로 보여주는데, 각자의 색깔에 맞춰 음악적으로 표현해 줄 예정이고 그게 유기적으로 이어진다"며 "아티스트가 직접 곡을 선정했고, 겹치는 경우엔 서로 상의도 했다"고 밝혔다.
싸이는 '그대에게', 김범수는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넬은 '날아라 병아리', 해리빅버튼은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예성은 '일상으로의 초대', 솔라는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이승환은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국카스텐은 '라젠카, 세이브 어스', 에피톤 프로젝트는 '잇츠 아주 좋아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먼 훗날 언젠가'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신 본부장은 "라인업을 구상해 가면서 감동을 받았다"며 "넥스트 멤버들도 공연에 참여하고, 싸이, 넬 등 아티스트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고 홍보도 해주고, 전인권 님이 신해철을 위해 라이브를 한다고 나서주셨다"고 밝혔다. 또한 "팬클럽에서도 연락이 와서 도와줄 부분이 없냐고 하더라"며 "깊은 뜻이 모여서 이렇게 공연이 만들어진다는 게 감동이었다"고 되돌아봤다.
1998년 공연계에 입문한 신 본부장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2PM, 원더걸스, FT아일랜드 등 K팝 그룹의 글로벌 공연과 박효신, 성시경 등 국내 공연,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케이콘'(K CON) 등 대형 공연을 기획·제작해 오고, '슈퍼밴드' 시리즈, '팬텀싱어3'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장르를 넘나들며 26년간 공연전문가로 활약해 온 신 본부장은 최근 공연, 페스티벌 붐이 일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말했다. 그는 "음악을 듣는 것에서 보고 경험하고 즐기는 문화로 바뀌었다"라며 "미디어가 '슈퍼밴드' '팬텀싱어'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끄집어내면서 공연을 보는 스펙트럼도 넓어졌고 그 장르에 맞는 페스티벌이 더 개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려스러운 건 우리나라 인구가 한계가 분명히 있고, 관객들 눈높이도 올라가고 있는데 양적 증가보다도 관객 수준에 맞는 질 좋은 공연을 디테일하게 제작하는 게 이 시장을 계속해서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연장 대관 문제 역시 화두다.
끝으로 신 본부장은 공연전문가로서 향후 목표에 대해 "공연을 기획·제작하며 성장해 왔는데 밸류 체인을 확장해 보고 싶다"며 "라이브 아티스트들에 대한 IP를 좀 더 개발하고, 그들이 음원 IP로서만이 아닌, 공연형 아티스트로서 더 단단하게 해줄 수 있게끔 제작해 보고 싶다"며 "또한 공연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연장, 페스티벌 부지 등 인프라를 완성해서 결론적으로, 좋은 라이브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잘 기획해서 쾌적한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