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가짜 미녀로 피해자들을 속여 수백억원을 뜯어낸 홍콩 범죄조직원 일당이 경찰에 체포됐다.
16일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홍콩 일대에서 딥페이크로 만든 얼굴로 남성들을 속여 약 3억6000만 홍콩달러(약 630억원)를 사로챈 사기꾼 일당 20여 명이 체포됐다.
체포된 용의자들은 21~34세 사이의 젊은이들이었으며 대부분 고학력자였다. 상당수는 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갱단에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범죄조직은 전형적인 온라인 로맨스 사기 수법을 사용했다. SNS를 통해 피해자와 접촉한 뒤 가상으로 만든 미녀의 사진으로 호감을 샀다.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은 후 피해자와 연인 관계가 되면 결혼을 얘기하면서 가짜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 투자를 유도했다.
범죄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조작된 수익 거래 기록을 보여주며 이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돈을 인출하지 못하자 그제서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영상 통화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사기 조직의 첨단 딥페이크 기술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홍콩, 중국 본토, 대만, 인도, 싱가포르 출신 남성이라고 밝혔다.
이 범죄조직은 지난해 10월부터 활동해 1인당 한 달에 10만홍콩달러(1750만원)가량의 범죄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딥페이크 기술 발전에 따라 신원 확인이 점차 어려워질 전망이다.
아키프 칸 가트너 VP 애널리스트는 “딥페이크는 악의적인 공격자가 생체 인증을 약화시키거나 비효율적으로 만드는데 악용될 수 있다”면서 “조직은 인증 대상자 얼굴이 실제 사람인지 딥페이크인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신원 확인 및 인증 솔루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