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개그맨 이진호가 불법도박에 빠져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았다고 털어놓은 가운데 동료 연예인 등 방송관계자에게 빌린돈이 수십억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불법 도박 이어 사기 혐의까지
SBS는 지난 14일 "이진호가 연예인들에게 빌린 돈이 10억원이 넘고, 따로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도 13억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이진호는 지인에게 수천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아 지난 6월 사기혐의로 고소 당한 사실도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난달 초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했고, 경찰은 사건을 불송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불법 도박 때문에 돈을 빌렸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진호는 도박을 위해 사채까지 썼으며, 동료 연예인에게도 손을 뻗었다. 앞서 텐아시아는 이진호가 한 대부업체에 13억을 빌렸다고 보도했다. 이진호는 이 업체 대표에게 일주일만 쓸 테니 13억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했고, 업체는 동료 연예인과 이진호의 유명세를 믿고 무담보로 단기 대출을 해줬다. 하지만 해가 넘어가도록 빚을 갚지 않자 업체의 독촉이 거세졌고, 이진호는 최근에서야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빚을 갚겠다며 업체측에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탄소년단(BTS) 지민, 영탁, 이수근 등 동료 연예인들도 이진호에게 수억대 돈을 빌려줬다. 이진호는 2022년 BTS 지민에게 급전이 필요해 일주일만 쓰겠다며 1억원을 빌렸으나 갚지 않았다. 선배 개그맨 이수근에게도 수천만원을 빌렸다.
이진호는 당시 동료들한테 돈을 빌리면서 "부모님 일로 인해 돈이 급하다", "세금을 납부해야 해서 돈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이렇게 빌린 돈만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아니라 방송국 임원, PD, 작가 등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고 전해져 앞으로 피해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진호는 현재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경기도 모처에 있는 1인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호 지우기 나선 방송가..아는형님 하차
이진호는 이날 오전 자신의SNS를 통해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했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도박에서 손을 뗄 수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상태였다. 매월 꾸준히 돈을 갚아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꼭 내 힘으로 다 변제할 생각"이라며 "경찰 조사 역시 성실히 받고 내가 한 잘못의 대가를 치르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이진호의 불법도박이 알려지며 방송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진호는 이경규, 문세윤, 박나래, 이용진, 황제성 등과 출연한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 공개도 앞두고 있다. 14일 오전 예정된 제작발표회에는 사전에 불참을 통보했다.
'코미디 리벤지' 측은 이진호의 불법 도박 고백과 관련, "공개 전날 소식을 접하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프로그램 특성상 특정 팀의 전면 편집은 구조적인 제약이 있어 이진호의 출연 분량을 어쩔 수 없이 살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가 3년째 출연 중인 JTBC 예능 '아는형님'도 비상이 걸렸다. JTBC 측은 "이번주 촬영부터 하차하게 됐다. 기존 촬영 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편집하여 방송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