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쌍둥이 가운데 한 태아가 뱃속에서 죽은 가운데, 이 태아의 태반이 종양으로 자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임신을 유지하고 있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의학전문지 코메디닷컴은 영국 더선을 인용해 의사에게 임신중단 권유를 받았지만 출산을 결심하고 36주째 임신을 유지중인 영국 여성의 소식을 전했다. 라라 이스트우드(36)는 지난 2월 쌍둥이 임신 소식을 듣고 기뻤으나 8주차 검사에서 아이 한 명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달 후 검사에서 의사는 죽은 태아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아기와 태반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는 '포상기태'라고 전하며 임신 중단을 권했다.
포상기태란 정자와 난자가 수정해 태반이 형성될 때 비정상적으로 융모가 과다 증식하면서 수포성 변성이 발생해 작은 낭포를 형성하는 일종의 자궁 종양이다. 포상기태의 태아는 대부분 수정란 발육 도중 사망해 소멸한다.
하지만 간호사이기도 한 라라는 4번의 유산끝에 찾아온 소중한 아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포상기태에서는 그저 조직 덩어리처럼 보여야 하지만, 내 경우엔 아기처럼 보였고 심장박동도 들었다"며 임신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병원을 수소문 했다.
라라는 한 병원에서 공존 태아가 있는 '부분 포상기태'일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5월 융모막 융모검사를 통해 확인 받았다. 주치의는 라라와 같은 사례는 전세계에서 44건만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라라는 죽은 태반 조직이 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자신과 태아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임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현재 임신 36주이며, 출산 때까지 산모나 태아 중 한 명이나 둘 모두에게 문제가 생길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라라는 출산 후 암검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만약 암이라면, 4~6개월 정도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을 한 후에 태아와 태반을 형성하는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게 된다. 이때 태반을 형상하게 되어 있는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과증식돼 기태성 수포라는 포도송이 모양의 조직이 자궁 내에서 자라는 것을 포상기태라 한다. 포상기태는 임신 1000명당 1명꼴로 나타나는 흔하지 않은 질환이지만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임신성 융모성 종양이라는 악성질환을 유발하므로 반드시 치료하고 추적 관찰해야 할 질환이다.
포상기태는 임신 중 과도한 구토증상, 피로감 등 보통의 입덧증상이 과도하게 나타난다. 골반통증이나 내출혈에 의한 심한 복통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한 비정상적인 세포의 증식으로 자궁이 커지기 때문에 개월 수에 비해 배가 더 빠르게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포상기태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지만, 임신 초기 정상적인 영양막에 기능 이상이 생겨 혈관이 소실되고 융모에 부종이 생긴다고 추측하고 있다. 나이와도 연관성이 있다. 36세~40세 사이의 연령은 2배, 40세 이상에서는 10배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상기태 치료는 흡입 소파술로 종양성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다. 제거 후 자궁내에 남아있는 포상기태 조직이 지속적 융모성 종양이 되어 자궁뿐만 아니라 폐, 간장, 심지어는 뇌 등으로 전이될 수 있으므로 수술 후 추적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완전히 치료를 받은 후에는 정상적인 임신은 가능하나 임신호르몬 수치가 정상치로 유지되고 더 이상 추가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서 최소 1년 정도는 피임을 하는 것이 좋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