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윤효정 기자 = 지난 2일 닻을 올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초반 화제성을 끌어 올린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OTT) 플랫폼의 신작 드라마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중 극장, 영화산업의 침체한 분위기를 타개할 방법으로 부산국제영화제는 '온 스크린' 섹션을 개설하고 비교적 활력이 돌았던 OTT 드라마를 상영했다. 올해 초대된 한국 드라마 시리즈는 네 편으로 넷플릭스의 '지옥' 시즌2, 티빙의 '좋거나 나쁜 동재'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디즈니+(플러스) '강남 비사이드'가 있다. 주연배우들이 부산을 찾아 드라마를 알렸다.
티빙 '좋거나 나쁜 동재'의 주연 배우 이준혁 박성웅은 지난 2일 열린 영화제의 개막식과 레드카펫을 밟은 것은 물론, 두 차례의 GV(관객과의 대화)와 오픈 토크 행사를 통해 관객과 만났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인기 드라마 '비밀의 숲'의 조연인 동재(이준혁 분)를 중심으로 새롭게 이야기를 쓴 '스핀오프' 드라마다. 스폰 검사라는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로 인정받고 싶은 검사 동재(이준혁 분)와 잊고 싶은 과오를 들춰내는 이홍건설 대표 남완성(박성웅 분)과의 물러섬 없는 진흙탕 싸움을 담은 드라마. 본편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스핀오프만의 독자적인 재미를 추구한다.
주인공 동재 역할이 이준혁은 출연을 고사했다는 비화도 공개했다. '새로운 것'의 재미를 중요시한다는 그는 '비밀의 숲' 시즌2에 합류할 때도 이수연 작가에게 "동재를 죽여달라"고 부탁했다고. 그러나 작가가 쓴 '좋거나 나쁜 동재'만의 새로운 이야기와 방향성에 매료돼 출연했다.
이수연 작가는 '이준혁의 미모'를 이유로 꼽았다. 그는 "미모가 뛰어나서 죽이기 아까웠다, 그리고 동재는 캐릭터로서도 활용도가 높다, 어떻게 (글을) 써도 되는 매력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좋거나 나쁜 동재'의 관전 요소는, 제목처럼 선역이 아닌 주인공의 서사다. 이 작가는 동재가 속죄와 구원까지는 아니어도 '내가 이렇게 살았구나'에 도달하고 나아가는 이야기라고 했다.
새롭게 합류한 '악역' 박성웅은 "선하지만은 않은 인물과 연기하는 건 아주 다르다, (동재가) 저를 짓누르면 처참하게 당할까 맞설까 그럴 때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고민을 했다, 대화를 많이 나눴다, 작가님이 어렵게 쓰셨더라"며 웃었다.
또 이준혁은 "동재가 대신 욕망하고 대신 수치스러워하고 대신 떠들어드린다, 마음껏 동재를 놀리기도 하고 공감도 하고 그렇게 여러 가지 맛으로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관전 요소를 말했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오는 10일 공개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며 화제성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거둘 성적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어 오는 2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2'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먼저 관객과 만났다. '지옥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김성철 분)과 박정자(김신록 분)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 변호사(김현주 분)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연상호 감독은 "시즌1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갑자기 일어나면서 생기는 혼란을 그렸다면, 시즌2는 그 혼란 속에서 원칙을 바로 세우려고 하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서로의 의지를 가지고 싸우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하며 더 다채로워진 이야기를 예고했다.
시즌2가 소도, 새진리회, 화살촉, 정부 등 각 집단 간 더 깊어진 갈등과 '지옥'의 거대한 현상이 일상화된 현실을 그린다. 이 가운데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은 시즌2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유아인이 연기했던 정진수 의장 역할로 출연하는 김성철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뮤지컬 무대를 보았는데 좌중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 '김성철의 정진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새 캐릭터를 입은 문소리를 비롯해 문근영과 임성재가 부부로 등장한다. 문소리는 "문근영의 돈 것 같은 눈빛, 임성재의 멜로 눈빛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지옥'의 성공 이후 새롭게 돌아올 시즌2가 기존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강남 비-사이드' 의 주연 조우진 지창욱 김형서 하윤경 역시 부산을 찾아 영화제를 더욱 뜨겁게 했다.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추격 범죄 드라마다.
오픈 토크와 GV를 통해 공개된 '강남 비-사이드'의 관전포인트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액션이다. 형사 강동우 역으로 색다른 모습과 역대급 액션 연기를 예고한 조우진은 "지창욱 배우가 현란한 액션을 했다면 저는 묵직한 액션을 보여드리고자 했다"라며 캐릭터마다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액션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했다. 강남의 무법자이자 의문의 브로커 윤길호 역으로 완전히 새로운 변신을 알린 지창욱은 "윤길호가 항상 당구 채 같은 무기를 들고 다니는데 그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다"라고 전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조우진은 "캐릭터마다 변곡점이 있고 에피소드가 거듭될수록 시즌2가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스토리가 더 깊어지고 캐릭터가 입체화된다"라고 해 추후 공개될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강남 비-사이드'가 오는 11월 6일 공개를 확정한 가운데, 앞서 '무빙' '카지노' '최악의 악' '비질란테' 등 디즈니+의 자존심을 세운 드라마의 뒤를 이을지도 지켜볼 포인트다.
티빙 드라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소개된 세 작품과 다른 분위기다. 동명의 소설을 영상화한 이 드라마는 세상을 등지고 청춘을 흘려보내던 희완(김민하 분) 앞에 첫사랑 람우(공명 분)가 저승사자가 되어 나타나며 벌어지는 청춘 판타지 로맨스다.
드라마 '파친코'의 선자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긴 김민하가 교복을 입고 발랄한 매력을 발산하는 장면은 관객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오픈 토크 행사를 통해 관객과 만난 김민하는 "제가 그동안 어두운 역할을 많이 했다, 장르물도 하고 '파친코'로 많이 아실 거다, 저는 밝고 희원이와 비슷하다, 자연스럽게 나 다운 걸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말했다.
김민하의 매력이 곧 드라마의 관전 요소다.
부산국제영화제 직후로 공개일을 결정한 앞서 세 작품과 달리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내년에 시청자와 만난다. 풋풋한 학원물, 로맨스 장르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바통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인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