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저렴한 가격에 혹해 호텔 예약을 진행하다가, 처음 본 가격보다 최종가가 껑충 올라 당황한 경험에 있다면 ‘다크패턴(눈속임 설계)’에 당한 것이다.
6일 서울시가 발표한 '다크패턴 가격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5성급 호텔 가운데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서부터 각종 세금을 포함한 숙박비 최종가를 표시하는 곳은 10곳 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광고 화면에서 최종가가 아닌 세금과 기타비용을 제외한 금액만을 표시해 소비자를 낚는 '눈속임 마케팅'이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이번 조사는 6월 10일∼7월 26일 시내 5성급 호텔 27개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27곳 가운데 객실 상품 검색 첫 화면에서부터 최종가격을 표시한 곳은 단 3곳(11.1%)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초기 화면에는 세금이나 기타 비용을 뺀 금액을 보여준 다음 결제 단계에서야 최종 가격을 알리는 다크패턴 가격표시 방식을 썼다. 그 결과, 초기에 표시된 가격과 최종가는 10∼21%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크패턴이란 소비자가 충동 소비와 같은 비합리적 소비를 하도록 교묘하게 설계된 장치를 뜻하며, 호텔 등과 같은 숙박 플랫폼에서는 최종가 등의 특정 정보를 결제 단계까지 가야 보여주는 ‘숨겨진 비용’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이러한 방식은 소비자가 처음부터 실제 가격을 알 수 없어 가격 비교를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한다. 다크패턴 가격표시를 규제하기 위해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은 내년 2월 14일부터 시행된다.
뿐만 아니라 호텔 홈페이지의 사업자 정보 표시 상태도 미흡했다.
사업자 정보 공개 페이지로 이어지는 링크가 없는 호텔도 24곳(88.9%)에 달했으며, 조사 대상 호텔 가운데 필수 사업자 정보를 모두 표시한 곳은 1곳에 불과했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2025년 2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에 앞서 홈페이지에서 정확한 가격표시가 이뤄지도록 호텔 운영 사업자들을 독려하겠다"라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