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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 "대통령실 초청에 긴장…성공한 인생 같기도" ②

2024.09.03 08:00  
사진=C9엔터테인먼트


사진=C9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가수 윤하가 지난해 우주 경제 개척자 간담회에 대통령실 초청으로 참석하게 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윤하는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정규 7집 '그로우스 띠어리'(GROWTH THEORY)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윤하는 지난 1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정규 7집 '그로우스 띠어리'를 공개했다. 이번 정규 7집에서 윤하는 바다와 다양한 생물에 집중했다. '그로우스 띠어리'는 바다로 장대한 여정을 떠나는 소녀의 이야기로 소녀와 개복치, 낡고 작은 요트가 등장한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태양물고기'를 포함해 '맹그로브' '죽음의 나선' '케이프 혼' '은화' '로켓방정식의 저주' '코리올리 힘' '라이프리뷰' '구름의 그림자' '새녘바람'까지 총 10곡이 포함됐다. 특히 타이틀곡인 '태양물고기'는 타인의 평가나 타인의 잣대가 아닌 스스로 치열히 옳다고 여기는 길을 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개복치(SUNFISH)를 이용해 뭉클하게 전한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윤하를 만났다.

<【N인터뷰】 ①에 이어>

-지난해 우주 경제 개척자 간담회에 대통령실 초청으로 다녀왔던데. 어떤 인연으로 갔고 어떤 경험이었나.

▶처음에는 대통령실에서 우주 개척자들을 위한 행사를 한다고 해서, 노래를 하러 가는 줄 알았다. 그래서 '혜성'을 포함해서 갤럭시 주제로 세트를 짜서 노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연락이 와서 노래가 아니라 스피치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5분 동안 스피치를 하는 게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지만, 부르시는 거니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준비해서 갔다. 간담회에 가보니 정말 긴장됐다. 누리호 발사에 참여하신 분, 인공위성을 만드시는 분 등 다양한 과학자들이 모여 있었었다. 이런 자리에서 스피치를 하게 되다니, 뭔가 성공한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계속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기분도 들었다.(웃음)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는 해양수산부에서도 연락을 주시면 좋겠다는 농담도 하고 있다.(웃음)

-개복치를 이번 타이틀곡 주제로 설정한 이유와 개복치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개복치는 흔히 나약하고, 스스로 살아가기에 어려움을 겪는 생물로 알려져 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여러 생물 채널을 보다가 개복치의 영문명이 '선피쉬'(Sunfish)라는 걸 알게 됐고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개복치에 대한 오해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친구는 생각보다 수명이 길고, 성체가 되면 20년 이상 살기도 하며, 수면에서부터 해저 800m까지 내려가는 강인한 생물이었다. 또한 발광체의 기질이 있어, 수면에서 빛을 발하면 마치 바다 위에 태양이 뜬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하더라. 개복치는 수면에서 태양을 보며 자신보다 큰 존재를 보고도 낙담하지 않고, '내가 하늘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바다의 태양 정도는 돼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우리가 이상과 현실을 마주할 때 배워야 할 자세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특정한 경험이 있었나. 혼자만으로는 안 되고, 함께해야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을 느낀 적이 있나.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특히 많이 느꼈다. 어느 순간 문득 '이 엔터테인먼트 일이라는 게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누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진다. 스타일리스트, 비주얼 감독, 실무자, 작곡가 등 모든 사람이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 하나의 프로젝트가 완성되는데, 이 중 한 명이라도 빠지거나 잘못되면 쌓아 올린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해서 하나의 커다란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동료들이 늘어나는 그 느낌도 정말 재미있고 즐겁다.

-노래 작업 중에서, 만들수록 재미있었던 곡이나 어렵다고 느꼈던 곡이 있었나.

▶가장 재미있었던 곡은 '맹그로브'였다. 이 곡은 이번 앨범의 첫 출발점이기도 했고, 맹그로브 숲을 봤을 때 느낀 장엄함과 고독함,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연식과 해탈의 느낌을 악기로 하나씩 표현해 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반면, '로켓 방정식의 저주'는 정말 어려웠다. 이 곡은 코드가 단조롭고, 제가 평소에 하던 스타일도 아니었다. 너무 요즘 스타일로 가면 제 것이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제 방식으로 하면 곡에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많이 고민했다.

<【N인터뷰】 ③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