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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故이지한, 명예졸업장 수여…母 "영정사진 들고"

2024.08.31 16:59  
고 이지한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 배우 고(故) 이지한이 동국대학교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이지한의 모친은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동국대 명예졸업장 사진과 함께, "지난 22일에 지한이의 명예졸업식이 있었다"며 "졸업식에 갔다 와서 몸살이 심하게 나서 오늘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그날의 일을 회상해 본다"고 글을 올렸다.

모친은 "우리는 지한이의 영정을 가지고 졸업식에 가고 싶지 않았다, 내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학교에 지한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거 같아서 가슴 아리게 슬프지만 지한이의 영정사진을 비단 보자기에 싸서 들고 갔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셋은 (강당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눈물이 흘렀다, 지한이의 졸업을 축하한다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았다"며 "우리 가족은 꽃다발을 준비하지 않았다, 받을 지한이가 우리 곁에 없는 게 너무 슬펐기 때문이다, 명예 졸업장을 괜히 받으러 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졸업장을 받을 지한이도 없는데 그까짓 종이 한장이 뭐 그리 중요할까"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인생이 너무나 허무하고 모든 게 의미 없고 가슴에 불덩이가 들어있는 것 같이 숨을 쉬기가 어려운데 말이다"라며 "'주인공도 없는 졸업장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답답한 생각에 우리 가족은 가슴속에 커다란 구멍을 하나 가지고 살고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끝으로 모친은 "10월 29일 이후로 지한이가 없는 우리 가족의 삶은 두 발이 땅이 아닌 공중에 두둥실 떠서 영혼 없이 걸어 다니는 사람들처럼 그 어떤 것에도 아무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됐다"며 "지한이는 만지지도 못하는 명예 졸업장을 지한이의 영정사진 앞에 두고서, 엄마, 아빠, 누나는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린다, '지한아 명예졸업을 축하한다'라고, 지한아 보고 있는 거지, 사랑하고 많이 많이 아주 많이 보고 싶다"고 심경을 전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이지한은 지난 2022년 10월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로 인해 24세의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사망했다.

당시 소속사는 "이지한은 모두에게 다정하고 따뜻한 친구였다"라며 "늘 환히 웃으며 씩씩하게 인사를 건네주던 한없이 밝고 순수했던 이지한 배우의 모습이 눈에 선하며, 더 이상 이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너무 빠르게 저희 곁을 떠나게 된 이지한 배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부디 따뜻하게 배웅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1998년생인 이지한은 지난 2017년 방송된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었으며, 웹드라마 '오늘도 남현한 하루' 등에 출연해 배우로 활동했다. MBC 드라마 '꼭두의 계절' 촬영 중 세상을 떠났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