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차가 이유 없이 '흔들흔들'... '연희동 싱크홀' 10분 전에 무슨 일이?

2024.08.30 04:20  



[파이낸셜뉴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차도에서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해 승용차가 통채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직전 이 구간을 지나던 차량들이 '덜컹' 거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서울 서대문구의회 주이삭 의원은 29일 오전 11시 13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대교 방면의 도로를 촬영해 자신의SNS에 올렸다. 사고 발생 7분전쯤 인근 장소를 지나다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고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주행 중인 차량들이 일부 구간에서 방지턱을 넘듯 위아래로 덜컹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주 의원은 조선닷컴에 "오전 10시쯤 직접 운전해 이 구간을 지났는데 평소보다 도로가 움푹 패였단 느낌이 들었다”며 “한시간 뒤 반대편 차도로 돌아오는데 차량들이 심하게 덜컹거렸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이 급박해 보이지는 않았다”면서도 “반대 차선 쪽에서 바라본 사고 지점이 이상해 구청 직원에게 제보해 확인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약 10분 뒤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영상 촬영으로부터 약 10분이 지난 뒤 발생한 싱크홀은 가로 6m, 세로 4m로 깊이는 2.5m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싱크홀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빠져 차량 운전자인 80대 남성은 중상을 입었고, 동승자인 70대 여성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여성은 현재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 바로 아래쪽으로 도시가스관과 상수도관 등이 지나가면서 자칫 대형 사고로 번질 우려도 있었으나 가스관 파손이나 가스 누출 등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차량 밑에 도시가스 등 여러 관이 지나가는 게 보였는데 파손 여부를 알 수 없어 유관 기관 출동을 요청했었다"며 "(싱크홀에 빠진) 차량을 꺼내고 2차로 확인했는데 가스 누출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해당 구간에 대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실시했지만 당시에는 땅 속 빈구멍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번 연희동 땅꺼짐 사고는 미상의 원인으로 급작스럽게 발생한 것으로, 서울시는 관계 부서·부처,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조사하고 상황을 파악, 사고원인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변 지하 굴착 공사, 하수관거 등 다양한 영향 요인들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