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작품을 하는 동안 식구들에게 너무 신경을 안 썼죠. 가족 구성원이 돼서 해야 하는 일들이 있는데 오랫동안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방 촬영이 많고 어떤 면에서는 가족에게 미안해요."
배우 이정은이 쉼 없이 달려오는 동안 가족을 신경 쓰지 못한 데 미안함을 표현했다.
지난 23일 넷플릭스 새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극본 손호영/연출 모완일 이하 '아없숲') 8부작이 전편 공개됐다.'아없숲'은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이정은은 극 중에서 강력계 형사 출신 파출소장 윤보민 역을 맡았다. 윤보민은 '술래'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수사력을 가진 경찰이다. 윤보민은 극초반에 전영하(김윤석 분)과 미스터리한 여성 유성아(고민시 분)의 주변을 맴돌면서 두 사람을 조심스럽게 탐색하고, 후반부에는 베테랑 경찰로서 사건에 접근한다. 이정은은 일선에서 물러나 사건을 담담하게 지켜보는 형사 윤보민 역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그는 또한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이하 '낮밤녀')에서 가수 겸 배우 정은지와 2인 1역으로 사랑스러운 모습을 뽐내 화제를 모았다.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정은을 만나 '아없숲' 및 연기 인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아없숲' 시청자 반응을 확인했나.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게 재밌다. 이것을 (시청자가) 어떤 사건처럼 받아들이는 게 재밌었다. 그만 끄라는 분들도 있고 미쳤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1, 2화를 봤는데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반응도 있고 그 밑에 '나는 한번 정주행했는데 한 번으로 끝낼 수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호불호가 극히 갈리는 반응이 재밌었다. 이것 자체가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윤보민 역이 4화까지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다. 캐릭터 빌드업에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처음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 '없음'이었다. '아없숲'이 '운수 오진 날' 촬영 기간과 비슷했다. 윤보민이 소장이 돼서 왔지만 전력질주하지 말고 (사무실에서 조용히) 난을 키우고자 한다. 아이 축구 보내고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고 그런 일상적인 모습으로 사는 순경이 갑자기 느낌이 왔다고 움직이는 것도 이상했다. 쉬면서 대본을 보는데 제가 가지는 환경과 시기가 윤보민과 비슷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집에 화초도 놓고 자신이 돌보지 못했던 가족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보민의 머릿속에서는 형사가 탐문했을 때 범인을 잡은 성과보다 범인을 잡았을 때 피해를 본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맴돈다. 첫 번째 살인사건이 났을 때 그때 그 일로 인해서 죽은 가족과 아이가 있어서. (보민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시기를 보내고 있었겠다고 생각했다.
-'아없숲'에서 순경 역할이어서 출연하고 싶었다고 했다. 순경의 어떤 매력에 끌렸나.
▶중년의 나이에 오면 일선에서 몸을 움직이고 액션을 하는 게 잘 안 온다. 집에서 조용하게 이야기하고 사무실에서 오더를 내리거나 사무실에 붙박이처럼 앉아있는 역할이 많다. 활동성이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어느 시기부터인가 여자 중년 순경을 다룬 게 몇 개 왔다. 한번은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모 감독님이 대본을 보냈는데 너무 재밌었다. 나중에 가서 7, 8부 대본을 받고는 '제 생각보다는 빈도수가 높은데요?'라고 생각했다. 저는 더 안 나올 줄 알았다. 제복 입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윤보민이 일선에서 물러나 자신의 생활을 즐기는 타이밍이라고 했는데, 실제 본인도 그런 생각이 든 때가 있는지.
▶작품을 하는 동안 식구들에게 너무 신경을 안 썼다. 가족 구성원이 돼서 해야 하는 일들이 있는데 오랫동안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방 촬영이 많고 어떤 면에서는 가족에게 미안하다. 1년 반 전부터 부모님과 같이 산다.
-JTBC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는 정은지, '아없숲'에서는 하윤경 배우가 이정은 배우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는데 어떤가.
▶우스갯소리로 라면을 많이 먹고 살찌게 됐다고 해야 하나.(웃음) 많은 분이 용인해 주는 게 있어서 재밌었다. 하윤경 씨와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
<【N인터뷰】 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