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내 딸과 너무 똑같이 생겼잖아"... 수정란 유출? 논란

2024.08.26 04:40  

[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인공수정으로 낳은 딸과 똑같이 생긴 아이를 우연히 발견한 여성이 아이의 부모를 찾아 유전자 검사 등을 요구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5일 중국 포털 바이두와 SNS 웨이보 등에는 상하이에 거주하는 A씨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지난 13일 A씨는 친구에게 “혹시 딸을 잃어버렸냐”는 연락과 함께 사진 한 장을 받았다. 사진은 상하이의 한 지하철역에서 길잃은 아이의 부모를 찾기 위해 한 누리꾼이 SNS에 올린 것이었는데, 아이의 외모가 A씨 딸과 너무나 흡사했다.

A씨는 2020년 상하이의 한 병원에서 시험관 시술로 딸을 낳았는데 당시 병원이 착상 실패에 대비해 냉동시켜놓은 여분의 수정란이 실수 또는 고의로 유출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A씨는 사진 속 아이의 부모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자 SNS에 딸을 인공수정으로 낳았다는 이야기와 두 아이의 사진 등을 공개하며 유전자 검사를 통한 친자감정을 요구했다.

누리꾼들도 둘이 너무 닮았다며 경찰에 신고하라는 댓글을 달았다. 결국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증거가 없어서 경찰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만 얻었다.

하지만 이 사연이 SNS에 퍼지면서 길잃은 아이의 부모는 극심한 비난과 압박에 시달렸다. 그들은 A씨에게 연락해 자신들은 자연분만으로 딸을 낳았으며, 친자감정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거부하고는 사진과 영상 삭제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A씨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그는 “딸을 계속 지켜봐 온 가족과 친구들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닮아서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고 싶었다”면서 “단순히 두 아이가 닮았을 뿐이라면 친구로 지내도 된다. 악의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길잃은 아이의 부모는 딸의 출산 관련 의료기록 등을 모두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A씨는 20일 사진과 영상을 모두 삭제하며 “모성 때문에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줬다”며 사과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현지 누리꾼들은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대부분 “중국 14억 인구 중에 닮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너무 경솔했다” “아이 때는 비슷해보여도 커가면서 얼굴이 달라진다” “아이의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친자감정을 강요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A씨의 행동이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