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테마파크 디즈니월드 내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숨진 여성의 유가족이 디즈니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디즈니 측은 숨진 여성이 OTT를 구독했기 때문에 소송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미국 CBS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에이미 탕수안은 플로리다 올랜도에 위치한 디즈니 월드의 복합 쇼핑, 다이닝 및 엔터테인먼트 센터 '디즈니 스프링스'에서 식사했다. 식당은 '래글런 로드(Raglan Road)'라 불리는 아이리시 펍 겸 레스토랑이었다.
평소 알레르기를 앓고 있던 탕수안은 가리비, 양파튀김, 브로콜리, 옥수수튀김을 주문할 때 식당 웨이터에게 반복해서 자신에게 견과류와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식사 후 식당에서 나가자마자 탕수안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당시 그는 특정 물질에 대해 몸에서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아낙필락시스'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였던 탕수안은 소지하고 있던 알레르기 응급 처치제를 곧바로 맞았지만 병원에서 숨지고 말았다.
함께 식사를 했던 남편은 "탕수안이 몇 번이나 알레르기에 대해 인지시켰으나, 레스토랑에서 제공한 음식을 먹고 사망했다"라며 "아내의 사망 원인은 식당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족들은 5만 달러(한화 6800만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디즈니는 유족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디즈니는 그 근거로, 디즈니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에 가입할 때 동의해야 하는 조항을 내세웠다. 이 조항은 미국은 물론 한국 등 전세계 구독자들에게 공통된 조항이다.
해당 조항에는 "귀하와 당사 사이의 분쟁은 집단소송 포기가 적용되며 개별 중재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써 있다.
디즈니 측은 "유족이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 1개월 무료 체험판을 구독했으며, 가입 당시 '소송을 포기한다'는 조항에 동의했다"라며 "테마파크에 들어갈 때도 이와 같은 조항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디즈니의 대응이 충격적이고 터무니없다"라며 "체험 구독했다고 모든 분쟁에서 재판받을 권리를 영원히 금지당한다는 건 터무니없이 불합리하다. 사실상 디즈니가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하고 있으며, 이것은 끔찍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