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차에 앉아서 돈 벌 사람" 4.5억원 벌어 들인 비결

2024.08.15 09:15  
이들은 여유증·다한증이 실손 의료비 보험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수술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200회에 걸쳐 약 12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2024.5.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금융당국의 보험사기 행위에 대한 조사권 강화를 골자로 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지난 14일부터 시행됐다. 앞으로는 보험사기가 발생 전 이를 알선·권유·유인 또는 광고 행위만 해도 처벌 대상이 된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젊은 층의 조직적인 보험사기가 근절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규모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30대에서 40대까지 보험사기 적발인원은 4만2084명으로 전년 동기 3만6493명 대비 1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대에서 60대는 4만9784명으로 5.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험사기 적발인원은 지난 2021년에서 2022년 사이까지 50~60대 노년층의 증가세가 가팔랐지만, 지난 30~40대의 증가세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기 동향에 대해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젊은 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보험사기를 공모하는 사례가 많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실제 A 씨는 SNS를 통해 ‘차에 앉아서 돈 벌 사람’이라는 글을 올려 가담자를 모집하고 인천지역에서만 무려 183차례의 고의 접촉사고를 일으켜 상대방에게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이들이 편취한 보험금은 4억5000만 원에 달했다.

또 브로커 B 씨는 지인 11명과 공모해 비교적 가입하기 쉬운 TM(텔레마케팅) 채널을 통해 다수의 운전자보험 및 상해보험을 가입하고 경미한 자동차 고의사고 일으켰다. 이들은 총 8건의 고의사고로 장기 입원 후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아 총 5억6000만 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시행으로 금융당국의 보험사기 행위에 대한 조사권이 강화되면서 업계는 가장 먼저 SNS 등을 활용한 조직적 보험사기가 근절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는 보험사기 알선·권유·유인 또는 광고 행위로 의심되는 경우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접속 정보 등 관련 자료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보험사기가 발생하기 전이라도 이를 알선하거나 광고하는 행위만으로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벌한다

보험사기 행위 조사를 위해 금융당국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 등 관계기관에 필요한 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보험사기를 알선·권유하는 웹페이지 등 조사를 위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도 불법 게시물 게시자의 접속정보 등 관련 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아울러, 보험사기 알선·권유·유인 또는 광고 행위로 의심되는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요청 또는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게 된다.

또 수사기관의 의뢰에 따라 입원 적정성을 심사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병력·건강상태 등 환자 개인의 특성과 입원치료의 유효성, 필요성 및 의학적 타당성을 고려한 입원 적정성 심사처리기준을 마련한다.


그리고 보험사는 자동차 사고 관련 보험사기행위로 보험료가 부당하게 할증된 사실을 확인한 경우에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자동차보험의 보험료가 부당하게 할증된 사실과 부당하게 할증된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다는 내용, 환급절차 등을 고지해야 한다.

이는 보험사들이 2009년부터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던 것을 제도화한 것으로 향후 보험사기 피해자의 권리구제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사회 안전망 기능을 하는 보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선량한 다수의 보험 계약자의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는 민생침해 금융범죄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시행된 만큼 보험사기 척결을 위해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물론 각 부처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할 때이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