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부산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 택시가 포착돼 화제가 된 가운데 해당 택시를 운행하는 기사가 수입을 밝혔다.
6일 유튜브 채널 '직업의모든것'에 '일반택시 요금의 100배 마이바흐 택시를 타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부산에서 마이바흐로 택시 영업을 하는 김병재씨와의 인터뷰가 담겼다.
마이바흐 2억원에 구입해 국내 첫 택시영업
택시 일을 한 지 20년, 마이바흐로 영업을 시작한 건 7년 정도 됐다는 김씨는 국내 최초로 마이바흐 택시 영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마이바흐로 택시 영업을 하기로 마음먹은 김씨는 택시용 마이바흐를 계약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는데, 당시 직원들은 아래 급 차량을 권하면서 그를 만류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는 "마이바흐가 아니면 계약을 안 한다"고 강하게 말했고, 벤츠 코리아 측은 변호사와 회계사 등의 회의를 거친 끝에 한달 만에 김씨와 계약을 결정했다고 한다.
당시 마이바흐의 소비자 가격은 약 2억5000만원이었지만 김씨는 세금 감면과 할인 등을 받고 약 2억원에 구입해 택시 영업을 시작했다.
100% 예약제.. "아랍 왕자들도 제 손님이죠"
100% 예약제로 운행되는 김씨의 택시는 미터기 요금 대신 이용 시간 별로 요금을 받고 있다. 기본요금(1~2시간)은 50만원, 10시간 이용비는 100만원으로 측정되어 있으며, 길거리에서 손을 들어 택시를 타는 것은 불가능하다.
김씨가 손님을 주로 태우는 장소는 공항과 부산역, 특급호텔 등으로 손님들은 웨딩용이나 기업체에서 의전 고객을 모시는 용으로 이 택시를 이용한다고 한다.
그는 "아랍에미리트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왕자들이 들어오면 그 사람들은 S클래스가 아니면 안탄다. 그래서 마이바흐는 항상 예약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랍에미리트 알막툼 왕자가 왔을 때 달러를 박스로 싣고 왔는데, 거기서 돈을 집어주더라"며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한 달에 열흘만 일해도 1000만원, 팁은 별도"
늘 택시 안에 정장 재킷을 준비해두고 정장 차림으로 손님을 태운다는 김씨는 자신의 수입에 대해 "많이 벌 때는 큰일이 있어서 한 달에 30일을 일하면 3000만원을 번다"며 "열흘만 손님이 있다고 하면 1000만원을 벌고 거기에 팁을 받는다"고 밝혔다.
차량 유지비는 기름값을 포함해 월 100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김씨는 "고장이 잘 안 나니까 연료비 말고는 들어갈 게 없다"며 "한 10만㎞를 탔는데, 고장이 없다.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 다시 산다고 해도 마이바흐를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씨는 마이바흐 택시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노후 대책으로 일반 택시를 샀는데 영업을 해 보니 저랑 안 맞았다"며 "더 벌기 위해서는 야간 운행을 해야 하는데, 야간에서 취객분들과 부딪히고 하는 데서 스트레스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을 창출하려면 잠을 줄이고 15~20시간 일해야 하루 20만원 정도 벌 수 있는 그런 구조인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며 "체어맨을 뽑아서 모범택시도 해봤는데 그것도 안 맞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연구 끝에 아무도 안 하는 마이바흐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