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예능물 '한 끗 차이: 사이코멘터리'(이하 '한끗차이')는 '인정욕구'에 대해 다뤘다.
'한끗차이'가 소개한 첫 번째 사연에서는 고액의 연봉을 받는 능력 있는 워킹맘에, 시댁과 남편의 직장 동료들까지 살뜰하게 챙기는 완벽한 '내조의 여왕'의 거짓 인생을 파헤쳤다.
그녀는 1~2년 주기로 남편의 외제차를 바꿔주기도 해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그런데 어느 날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함께 집단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충격을 안겼다.
알고 보니 그녀는 남편의 지인, 시부모에게 대신 집을 얻어준다며 매매 대금을 받아 챙겼다. 단골 키즈카페 사장에게 투자 명목으로 사기를 쳤다가 고소를 당하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본인과 가족이 거주했던 70평대 고급 전원주택은 600만원의 월세가 8개월째 밀려있었다.
결혼식에 참석했던 가족들과 회사도 모두 가짜였고, 한 번도 다닌 적 없는 회사를 10여 년간 출퇴근하는 척 연기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거짓말로 포장한 자기만의 완벽한 세상에서 살던 주인공은 결국 자신이 수습하지 못할 정도로 일이 커진 것이었다.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 교수는 "이 사람의 핵심은 '남들 눈에 내가 어떻게 비치는가'였다. '재력과 능력을 갖춘 잘나가는 아내'라는 이상적 자아와 그렇지 못한 현실 사이에서, 자기 진짜 모습을 철저하게 숨기고 연기하는 삶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녀의 사망 현장에서는 남편과 펜션 사장에게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이모티콘 가득한 장난스러운 내용에 모두가 경악했다. 박지선 교수는 "이 사람은 자아가 없다. 마지막까지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인정욕구가 삶을 지배했다"라고 꼬집었다.
MC 이찬원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이런 유서는 절대 쓸 수 없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MC 홍진경은 "남들의 시선보다는 나 자신에게 시선을 돌려 진실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라며 자신과 시청자들을 향한 당부를 전했다.
두 번째로 소개된 '인정욕구'의 주인공은 한국 프로 야구 최다연승 기록 보유자이자, 최다승리 2위의 야구감독 출신 김성근이었다. 그는 선수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기로 유명했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야구선수 출신 박용택은 신인 시절 연습 경기에 대타로 뛰라는 김성근 감독의 말에 무릎 통증을 이유로 쭈뼛댔다가 모든 경기에서 제외됐던 아찔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김성근 감독은 지독한 '징크스 신봉자'이기도 했다. 샤워 징크스, 수염 징크스, 핫팬츠 징크스 등 그가 지켰던 징크스만 무려 50여 개에 달했다. 김성근 감독은 "징크스는 이기고 싶은 거다. 이긴다는 건 간단한 게 아니다. '한 토막' 이게 승부다"라며 징크스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박지선 교수는 "승부, 오디션 등 예측 불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자주 처하는 사람들에게 징크스가 많이 나타난다. 징크스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으로, 통제할수록 불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성근 감독은 일본에서 자란 재일 교포 출신으로, 아홉 식구가 6평 단칸방에서 생활할 정도로 가난했다. 성공을 꿈꾸며 중학교 때 야구를 시작한 김성근 감독은 18살에 재일 교포 고교 야구단에 선발돼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관중들로부터 '반쪽발이'라는 야유를 받았지만, 그날을 계기로 한국에서 야구로 최고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김성근 감독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선수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비정했다고 전해진다. 선수나 코치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을 철저하게 배제했고, 가족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은 채 홀로 세 번의 암 수술을 견뎠다. 박용택은 "암 수술이라는 걸 당시에는 전혀 몰랐다. 최근에 들어서야 알았다"라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은 자신의 삶에 대해 "나는 미련한 사람이다. 원하는 건 꼭 잡아야 한다. 끝끝내 덤벼들면 끝끝내 길이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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