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의 일상을 그대로 경험하며 현지인처럼 여행을 즐기는 '데일리케이션(Daily+Vacation)' 트렌드가 빠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인바운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인바운드 관광 리딩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은 올해 상반기 방한 외래관광객의 거래건수 및 거래액 데이터 분석 결과를 최근 공개하며 데일리케이션의 장기화를 전망했다.
크리에이트립의 올해 상반기 전체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186% 성장했으며, 거래액 상위 5개 카테고리는 △헤어숍 △뷰티숍 △뷰티의원 △다이닝 △사진관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거래액 2위에서 올해 1위를 차지한 '헤어숍'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382% 성장하며 K뷰티가 방한 관광 킬러 콘텐츠로 작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률이 가장 크게 증가한 항목은 2위에 오른 '뷰티숍'으로, 전년동기 대비 거래건수 약 514%, 거래액은 약 2000% 상승했다. 주요 성장 요인은 '퍼스널컬러' 상품의 인기다. 전문가에게 개인의 피부 톤을 진단받고 본인에게 어울리는 컬러, 스타일링, 메이크업을 컨설팅 받는 상품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1년 사이 폭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뷰티숍' 전체 거래액의 80%를 △피부과 △네일 △에스테틱 상품이 차지한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퍼스널컬러 단일 상품만으로 '뷰티숍' 전체 거래액의 80% 비중을 차지했다. 메이크업 상품은 거래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12배 이상 증가하며 퍼스널컬러 다음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또 4위를 차지한 '다이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외국인들이 많이 찾은 한국 음식은 치킨(22%)과 카페·디저트(17%), 간장게장(16%) 순으로 나타났다. 매장 방문보다는 빠르고 편리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 숙소에서 음식을 즐기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일상을 경험하는 방식은 놀거리에도 반영됐다. '사진관' 항목의 경우 지난해에는 한국 전통의상을 입고 야외에서 촬영하는 스냅사진 상품이 많았지만, 올해는 한국만의 스타일과 보정기술이 특징인 증명·프로필사진, 셀프사진관의 인기가 높았다.
한국 문화의 고유의 정서가 반영된 관광상품 수요도 늘었다. 지난해 12월 크리에이트립이 론칭한 '한국인 친구와 함께 여행하는 투어메이트' 상품 가운데 외국인들은 '신점·사주카페'를 가장 많이 찾았다. 두 번째로 인기가 높았던 '한국의 밤·주류문화 체험'에서는 한강에서 치맥먹기, 포차거리 가기, 등산 후 막걸리 먹기 등의 활동을 선호했다.
상반기 거래액 비중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대만, 미국, 홍콩, 일본 순으로 아태지역뿐 아니라 구미주 등 서양권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은 거래액이 전년동기 대비 522% 증가하며 인바운드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다. 상위 4개 국가 중 건당 평균 지출액이 높은 국가 역시 미국이다. 미국은 건당 약 14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2만5000원이 증가했다.
한국 여행 중 선호하는 관광 콘텐츠도 국적별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미국은 거래건수와 거래액 모두 '헤어숍'과 '뷰티숍' 항목에서 가장 높았다. 미국인 관광객의 '헤어숍'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416% 증가했는데, 좋아하는 한국인 아티스트의 스타일링을 따라 하거나 모발 개선 클리닉 서비스를 주로 이용했다.
대만 관광객은 '뷰티의원' 항목에서 가장 많이 지출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한복 체험과 같은 전통적인 관광상품이 우세했으나 올해는 '뷰티의원'이 '의상대여'를 앞질렀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경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인바운드 리딩 플랫폼으로서 올해 하반기에도 데일리케이션 관련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