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화장실에서 20대 남성이 자신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며 허위신고한 50대 여성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24일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무고 혐의로 50대 여성 A씨를 지난 17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화장실서 용변 보는 모습 지켜본다" 허위신고
A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5시10분께 화성시 소재의 한 아파트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서 신원 불상의 한 남성이 용변을 보는 자신의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허위 신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폐쇄회로(CC)TV를 보며 20대 남성 B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경찰에 "이 사람이 맞다", "평소에 자주 보던 사람이다", "운동을 하는 남성이다"라는 등의 진술을 했다.
이 사건은 성범죄자 누명을 썼다고 주장한 B씨가 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에 수사 과정 전반을 녹음해 둔 파일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경찰은 강제추행 혐의로 B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자 B씨는 "화장실을 이용한 사실은 있지만 여자 화장실에는 들어간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러자 경찰은 B씨에게 반말을 섞어가며 응대하고,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CCTV는 건물 출입구 방향만이 촬영되는 각도였으며, 남녀 화장실 입구를 직접 비추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B씨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것이다.
영상에는 A씨가 먼저 건물로 들어가고 2분 뒤 B씨가 입장하는 모습과 A씨가 건물을 먼저 빠져나가고 1분 뒤 B씨가 나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약 너무 많이 먹어 과장되게 신고" 주장한 여성.. 검찰 송치
해당 사건이 논란이 되자 A씨는 지난달 27일 경찰에 "허위신고를 했다"고 자백했다.
이후 경찰은 B씨의 입건을 취소하고, A씨를 무고죄로 입건했다. 이후 관련 수사를 벌여 무고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복용하던 약을 너무 많이 먹어서 과장되게 신고한 것 같다"라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A씨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분석했다.
한편 상급기관인 경기남부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화성동탄경찰서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약 500건의 전수조사를 마친 경찰은 추후 재수사가 필요한 사건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가리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