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1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24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같이 전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현재 82억명 수준인 세계 인구가 2080년대 중반에 103억명까지 늘어난 뒤 2100년 말에 102억명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102억명은 2014년에 예측했던 인구보다 약 7억명(약 6%) 더 적은 숫자다. 앞서 유엔은 세계 인구가 2080년대에 최대 104억명까지 늘어난다고 예상했으나 이번 보고서에서 고점을 낮춰 잡았다.
리준화 유엔 경제사회국 사무차장은 “최근 인구 통계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면서 “일부 국가의 출산율이 예측했던 것보다 더욱 떨어졌으며 출산율이 높은 지역에서도 수치가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 증가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일찍 멈춘다는 것은 인류 전체의 총소비 감소로 인해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구 증가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개인이 평균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수 있다고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합계 출산율(TFR)'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TFR이 최소 2.1명은 되어야 한다. 지난해 한국의 TFR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이자 세계 최저였고 한국의 인구는 2020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올해 3월 영국 의학 매체 란셋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 평균 TFR이 1950년 4.84명에서 2021년 2.23명으로 줄었고, 2050년에는 1.83명으로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2100년에는 1.59명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유엔은 현재 세계 국가의 약 절반에서 TFR이 2.1명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을 비롯한 약 20%의 국가를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했다. 이어 초저출산 국가의 여성들이 평생 출산하는 신생아 숫자가 1인당 평균 1.4명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에 의하면 중국과 독일, 일본, 러시아를 포함한 63개국의 인구는 올해 정점을 찍고 앞으로 30년 동안 약 1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 이란, 튀르키예, 베트남을 포함한 다른 48개 국가의 인구는 2025~2054년 사이에 정점을 찍고 감소할 예정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미국 등 나머지 126개국의 인구는 2054년까지 계속 늘어날 수 있다. 126개국 가운데 앙골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니제르, 소말리아를 포함한 9개 국가의 2054년 인구는 올해 대비 2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통계학적으로 보면 올해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18세 미만 여성이 출산한 신생아는 470만명으로 전체 신생아 숫자의 3.5%였다. 이 가운데 34만명의 어머니는 15세 미만이었다.
올해 전 세계 평균 수명은 73.3세로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당시 70.9세에 소폭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