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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정려원 "호주서 자란 내가 '국어강사?' 두려움 컸다" ①

2024.07.10 09:22  
배우 정려원 / 블리츠웨이스튜디오 제공


배우 정려원 / 블리츠웨이스튜디오 제공


배우 정려원 / 블리츠웨이스튜디오 제공


배우 정려원 / 블리츠웨이스튜디오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정려원이 국어강사를 연기한 소감을 말했다.

정려원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드라마 '졸업'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그가 출연한 '졸업'은 대치동 스타 강사와 발칙한 제자 강사의 미드나잇 로맨스. 모든 캐릭터가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성장과 '졸업'을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안긴 드라마다.

정려원은 ‘졸업’에서 베테랑 스타강사 서혜진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3주 연속 출연자 화제성 1위를 차지하는 등 숱한 화제와 기록을 남겼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승부사의 얼굴, 현실에서 옮겨온 듯 완벽한 싱크로율의 강사 연기, 밀도 높은 감정을 담백하게 표현한 연기로 정려원의 '대표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정려원은 '졸업'이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불안감을 졸업한 작품이었다고 돌아봤다. 호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자신이 국어 강사를 연기하고, 완벽한 인정보다 충분한 만족의 가치를 배우고, 나아가 스스로에게 더욱더 깊은 애정을 보낼 수 있었던 것. 정려원은 어떤 '졸업'을 했을까.

-종영 소감은.

▶마냥 사랑받으면서 현장에서 신나게 연기한 느낌이다. 긴 여름 방학이 끝난 느낌이다. 선생님들과 단체채팅방이 있는데 '이제 무슨 낙으로 사나' 이런 이야기도 하고, 지난 주말 '다들 뭐해?' 했더니 다들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해서 '번개'로 만나기도 했다.

-정려원의 대표작이라고. 시청자의 호평도 많이 받았는데.

▶운명처럼 만난 작품이어서 호기롭게 '대표작'이라고 했다. 작년 3월에 같이 작업하고 싶은 감독님, 작가님들의 이름을 다이어리에 써놨다. 그때 안판석 감독님 이름이 있었다. 한지민, 김명민 등 선배들이 안판석 감독님하고 꼭 연기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궁금했다. 그 일기를 3월 13일에 썼는데 5월 12일에 대본이 들어왔다. 9월에 촬영? 좋아, 멜로? 좋아, 안판석 감독님? 당장 한다고 하자! 이렇게 된 거다. 대본을 읽기도 전에 잘하고 싶었다.

-멜로 장르가 특히 더 좋았나, 대본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대본을 보는데 멜로가 없더라. 4부까지 안 나온다. (웃음) 대사량이 진짜 많더라. 상관없었다. 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좋았다. 행간 하나 놓치지 않는 국어 선생님이라는 것도 좋았다. 학원 강사 역할이어서 처음에는 영어 강사여서 나에게 (제안이) 들어온 줄 알았는데 국어더라. 국어? 어떻게 하지, 나는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있었다. 일단 대본이 너무 좋더라. 슬로 푸드 같은 느낌이었다. 나 역시 자기 전에 숏폼 콘텐츠를 보다가 시간을 다 쓰고는 했다. 인스턴트에 중독됐다가 슬로 푸드를 먹는 느낌이었다. 전개가 느리고 빌드업 구간이 길어서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있겠지만, 이런 템포의 작품도 좋더라.

-안판석 감독의 연출은 개성이 뚜렷하다. 어땠나.

▶(카메라를) 정면을 보고 대화하는 게 익숙한데 이 작품에서는 그냥 뒷모습을 두고 그대로 대화하더라. 신기하고 편했다. 프랑스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 적이 있다. 원장님이 물에 빠지는 신에 앞서 우리가 길에서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음악이 깔리더라. 사람 사는 이야기 같고, 음악까지 있으니까 더 그렇게(프랑스 영화처럼) 보이더라. 그리고 감독님이 배우의 연기를 'OK'하는 방식에 익숙해져야 했다. 이렇다 저렇게 크게 말하지 않으시면 그게 된 거다. 나는 배우이니까 감독님의 만족한 사인을 되게 받고 싶어 했는데 이미 'OK'만으로도 충분히 잘 해냈고 훌륭하게 했다는 걸 스스로 생각하면서 작품에 임했다. 나의 불안한 마음을 끝낸, 졸업한 것 같은 작품이다.

-국어 강사 역할의 특성을 어떻게 연기했나.

▶내가 여기(한국)서 국어를 배우지 않았다는 두려움이 컸다. 아버지가 호주에서 오신 상황이었는데 계속 국어 강사 유튜브 영상을 듣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강의를 들으면서 자고 학원 수업도 몰래 들어가서 참관하고 익혔다. 한국에서의 학창 시절을 놓쳤기 때문에 그걸 채우고 익숙해지려고 했다. 다행히 조언도 받고 영상도 공부하면서 어떻게 하는지 알겠더라. 한 강사님의 강의를 완벽한 싱크로율로 마스터하고 싶었다. (정)경호 배우에게 칠판도 받아서 판서 연습도 했다. 정말 작년 여름은 판서하느라 바빴다. 더 많이 나오길 바랐는데 본방송에서는 꽤 편집됐다. 아쉽더라.

-멜로 장르를 오랜만에 연기했는데.

▶장르가 멜로라는 말 듣자마자 설렜다. 드디어 특정 직업 위주의 캐릭터가 아니구나 싶었다.
멜로의 소나기를 바랐는데 5부까지는 가랑비고 6부부터 쓰나미가 오더라. '행간 다 읽었죠?'라는 대사를 보자마자 너무 설레서 '꺅~' 했다. (웃음)이래서 국어 강사였구나, 문학을 이해하는 사람, 대화할 때 삼천포로 빠지지 않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대화구나 싶었다. 혜진이가 (사랑에서) 도망가려고 할 때, 준호가 다시 오게 한다. 말의 어폐가 없는 사람들이 하는 멜로가 기대되더라.

<【N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