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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 작가, 영화감독 데뷔…"번아웃 경험 담았죠"

2024.06.19 09:25  
조광진 감독((주)마파람/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조광진 감독((주)마파람/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카브리올레' 스틸컷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이태원 클라쓰'의 웹툰 작가이자 드라마 각본가인 조광진 감독이 이번엔 영화 연출에 도전했다. 청춘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여 조 감독은 이번엔 스크린에서 MZ 세대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다시 한번 공감대를 형성해 내고자 한다.

19일 개봉하는 조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카브리올레'는 번아웃이 온 K-직장인 오지아가 전재산을 털어 산 카브리올레를 타고 전남친과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로드 무비다. 금새록, 류경수 등이 주연을 맡았다.

조 감독은 최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카브리올레' 인터뷰를 진행하고, 스크린 연출 데뷔작을 선보이는 소감을 밝혔다.

'카브리올레' 소재가 웹툰, 드라마가 아닌 영화와 호흡이 잘 맞는다고 생각해 첫 영화 연출에 도전했다는 조 감독은 "웹툰을 할 때 전 대부분 혼자 하는 편이었는데 드라마 할 때 감독과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더라, 글 하나만 봐도 배우와 간극, 감독과 간극이 있어서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아주 많은 소통과 논쟁으로 맞춰 가는 게 신기했다"라며 "그런데 영화는 리더십이 필요하고, 사업 운영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굉장히 어렵더라"고 했다.

이어 "전 리더십이 있는 사람은 아니고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것도 한 번도 없었는데 영화에선 어쩔 수 없이 매달려야 하고 빌어야 하고, 숙여야 했다"라며 "팀 작업이다 보니까 모두가 제 마음 같지 않고, 이걸 하나로 목표로 다 같이 만들어야 하는 게 어려웠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처음이라 부족한 감독인데 그걸 다 이해해 주고 밀어주고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영화는 번아웃을 주제로 한다. 조 감독은 "쉬는 기간 없이 스무살부터 서른 초반까지 일해왔는데, 원래 항상 파이팅이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 안 올라오더라"며 "너무 쉽게 되던 일이, 갑자기 '이게 뭐지' 싶었다, 근데 이걸 번아웃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근데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걸 경험하고 느끼는 걸 봐서 한번 이를 주제로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카브리올레'에 대해선 "자신을 찾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소재로는 번아웃, 시골, 오픈카가 있는데 주인공 오지아가 번아웃이 오기 전까지는 열심히 살아가는데, 점점 번아웃이 온다"라며 "영화 속 여러 사건을 통해 나를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오지아 역에는 배우 금새록, 이병재 역에는 류경수가 캐스팅돼 열연을 펼쳤다. 금새록에 대해선 "시나리오 쓰면서 주인공과 닮았다는 인상을 받았다"라며 "실제로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인간관계에서도 배려를 많이 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떠올라서 대본을 드렸는데 좋게 봐줬다"고 했다.

'이태원 클라쓰'에 이어 재회하게 된 류경수와 관련해서는 "너무 잘한다, '이태원 클라쓰' 때 이미 알고 있었고 사이가 좋은 상태였다, 그래도 대본을 줄 때 되게 떨렸다"라며 "그리고 서로 톤 간극이 있으면 안 되니까 대본 리딩을 많이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잘하더라, 현장에서 오히려 감탄하면서 봤다"고 칭찬했다.

첫 영화 연출로 얻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영화를 시작할 때 고민이 많았다, 너무 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방법이 많지 않아서 대학에 다녀볼지, 현장 스태프로 취직할지 생각했는데 도와주신 분들이 생겨 대본을 쓰게 됐다"라며 "그렇게 영화의 처음과 끝을 알게 되면서 직접 해보는 게 가장 빠르다고 느껴서 이제 뭔가 '알겠다'는 것을 얻었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분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영화라, 이분들에게 빚을 졌다는 생각이 있어서 갚고 싶다"고 털어놨다.

영화는 2022년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이후 2년이 흐른 뒤 극장 개봉하게 됐다.


조 감독은 "영화제 때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보여드린 자리라 너무 좋았는데 생각처럼 세일즈가 되진 않더라, 확 와닿는 제안이 없었는데 운 좋게 지금 배급사를 만나 일이 잘 풀렸고, 꿈 같고 기쁜 상태"라며 "2년이 지나서 내려놓고 있던 시기였다, 스태프분들에게도 연락을 못 드려서 죄인의 마음이었는데 개봉하게 되어서 연락을 돌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극장 개봉을 앞둔 만큼 흥행에 대한 고민은 없냐고 묻자, "전혀 없었는데 최근에 생겼다"라며 "흥행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한다는 게 이기적이더라,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영화제 개봉 이후 호불호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인정한다"라면서 "이 영화의 소울과 잘 맞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재밌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