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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청각 장애 아이돌' 빅오션 "편견을 기대로 바꾸고파"

2024.06.19 07:02  
청각장애그룹 빅오션 지석, 현진, 찬연(왼쪽부터) ⓒ News1 권현진 기자


청각장애그룹 빅오션 지석, 현진, 찬연(왼쪽부터) ⓒ News1 권현진 기자


청각장애그룹 빅오션 찬연 ⓒ News1 권현진 기자


청각장애그룹 빅오션 지석 ⓒ News1 권현진 기자


청각장애그룹 빅오션 현진 ⓒ News1 권현진 기자


청각장애그룹 빅오션 지석, 현진, 찬연(왼쪽부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평범한 그룹인 줄 알았는데 청각 장애인인이었어? 이런 반응이 목표죠, 편견을 기대감으로 바꾸고 싶어요."

그룹명 만큼 큰 파도를 일으킬 신인 보이그룹이 등장했다. 찬연(26), 현진(24), 지석(21) 등 3인으로 구성된 그룹 빅오션은 세 명 모두 청각 장애를 갖고 있다. 사전 정보 없이 이들을 마주친다면, 아마 멤버들이 청각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은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의사소통도 원활하고 여느 K팝 아이돌처럼 넘치는 끼와 출중한 비주얼을 갖췄다. 수어에 능하다는 점은 오히려 빅오션에게 강력한 무기이자 차별점으로 보였다.

빅오션은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데뷔했다. 이들의 데뷔곡은 H.O.T.의 '빛'이었다. 남들보다 청력은 약하지만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고, 손목에 찬 진동 메트로놈 등으로 칼군무를 만들어 나갔다. 이들 모두 발음 역시 또렷한 편. 세 사람 모두 "어린 시절부터 언어 치료를 받았다"고. 곡을 녹음할 때는 음정 표시 스마트폰 앱을 이용했으며 이후 AI의 목소리 후보정을 통해 음원을 완성했다.

세 사람 중 지석은 선천적으로 듣지 못했고 현진과 찬연은 어린 시절 열병으로 청력을 잃었다. 그러나 이후 인공와우 수술 및 보청기의 도움으로 현재는 세 사람 모두 조용한 공간에서는 60~70% 정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데뷔 이전, 현진은 청각 장애를 갖고 있지만 희망을 전하는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었고 지석은 서울시 장애인스키협회 선수로, 찬연은 고려대 안암병원 청능사(청력 검사 재활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러나 2년 전 청력 장애 아이돌을 론칭한다는 소식을 듣고 도전했고지금의 빅오션이 됐다.

'빛'으로 데뷔한 이후 이달 1일 신곡 '블로우'(BLOW)를 내고 활동 중인 빅오션. 이들은 최근 뉴스1을 찾아 데뷔 후 활동 중인 것에 대한 소감을 밝히며 더 큰 무대를 바라봤다. 이들은 데뷔한 것에 대해 "여전히 꿈만 같다"고 말하며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그룹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고, 청각 장애에 대한 편견을 기대감으로 바꾸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4월 1집 '빛'에 이어 6월 1일 신곡 '블로우'로 활동 중이다. 데뷔 후 활발히 활동 중인 소감은.


▶(찬연) 연습하고 무대에 설 때마다 감회가 계속 새롭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되는 우리를 보여주고 싶어서 연습을 잘하고 있다. 우리 팬들에게 잘 보이고 싶다.

▶(현진) 점점 데뷔했다는 실감이 나고 있다. 우리가 음악 방송도 했고 많은 선배님을 만났고, 팬들과도 오프라인에서 소통하면서 실감이 되고 있다.

▶(지석)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1년이 지나면 우리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상상하면서 열심히 임하고 있다.

-세븐틴, 라이즈 등과 챌린지 영상도 찍었는데.

▶(현진) 정말 영광이었다. 유튜브나 SNS에서 뵈었던 선배들과 챌린지하는 것이 꿈이었다.

▶(지석) 직접 뵙고 서로 안무를 알려주고, 챌린지하는 과정을 함께 하니까 감동이었다. 정말 벅찼다.

▶(찬연) 선배님들이 '열심히 해라' '잘됐으면 좋겠다' '멋있다' 등 응원을 해줬는데 정말 좋았다.

-청각 장애를 갖고 있는데, 아이돌로 도전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나.

▶(찬연) 처음 청각 장애인 아이돌을 만들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응?' 했다. 그런데 곧 신선하고 재밌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현진) 빅오션으로 활동하기 전에 유튜브 크리에이터였다. 청각 장애를 가진 내가 유튜버로서 활동한 것 역시 빅오션과 취지가 같았다. 더 새로운 도전을 통해서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석) 성격적으로 도전적이고 모험심이 크다. 큰 걱정이라기보다는 해보고 싶었다.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열정이 생겼고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활동하는 데 있어서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찬연) 청력이 약하지 않나. 가수인데 듣는 것이 약하다보니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중의 하나가 박자를 서로 맞춰야 하는데 그게 좀 어려웠다. 연습할 때도 음악에 반응하는 구간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이 차이를 줄이는 것이 오래 걸렸다. 서로 배려를 많이 했지만 연습하면서 다툰 적도 많다.(웃음) 박자를 맞출 때는 소리 대신 발 구르기나 손 박자감, 진동되는 스마트 워치, 빛 메트로놈, 숫자 전환 디스플레이 등을 이용했다. 청각 대신 촉각이나 시각적인 것을 많이 이용했다. 음악 방송을 할 때는 관계자분들께서 주변에 대신 양해를 구해주셨고, 환호성이나 소음을 줄인 상태에서 반짝이는 응원봉 등으로 박자를 맞췄다.

-아무래도 다른 아이돌보다 연습 시간이 길 것 같다. 힘든 점은 없는지.

▶(현진)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려면 두 달에서 석 달 정도 걸리는 것 같다. 계속 연습한다. 컨디션에 따라서 청력이 더 약할때가 있는데 그럴 때 조금 더 힘들었다.

▶(찬연) 하루에 10시간에서 14시간 정도 연습했다.

-수어가 국가마다도 다르고 국제 수어도 따로 있다. 익히기가 어렵지는 않았는지.

▶(현진) 다른 아이돌들이 각자 능숙한 언어가 있듯이 우리도 멤버별로 강한 나라의 수어가 있다. 각자 맡은 구간이랄까.(웃음)

▶(찬연) 회사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수어를 배웠다. 한국 수어는 계속해서 배우고 공부하고 있다.

-WHO 총장이 빅오션의 데뷔를 축하하며 '장애의 낙인과 장벽을 깬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많은 청각 장애인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어떤 마음이 드는지.


▶(찬연) 빅오션 팬분들이 우리가 자랑스럽다고 하더라. 팬덤명이 '파도'인데, 파도분들 말고 다른 팬들도 많이 응원해 주더라. 우리가 자랑이될 수 있으니까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현진) 우리 노래를 통해서 많은 분에게 희망 주고 영감을 주니까 그 글을 보고 감동을 많이 받았다. 우리가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텐데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어떤 마음으로 활동하게 되는지.

▶(찬연) 어제보다 오늘 더 낫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우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진) 세계 최초로 청각장애 K팝 아이돌이 탄생했다고 하지 않나. 평범한 아이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청각 장애였네? 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다.

▶(지석) 많은 분이 기대하는 만큼 실망감을 안겨드리지 말자는 마음이다.

-데뷔 후 가족들 반응도 궁금하다.

▶(지석) 아이돌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안 했다. 원래 얘기를 좀 잘 안 하는 편이다. 데뷔가 얼마 남지 않았을 시기에 얘기했다. 응원해 줄 수 있냐고 했더니 뭘 하든 응원하겠다고 하시더라. 이후로 가족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스케줄을 공유하고 있는데 '잘 챙겨보겠다'고 말해준다.

▶(찬연) 먼저 계약하고 그 이후에 부모님이 알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 알아서 했던 습관이 있어서 말씀을 안 드렸다. 내가 아이돌을 하겠다는 의지가 완강한 것을 확인한 부모님이 응원해 주겠다고 했다. 지금은 동네방네 내 활동을 자랑하고 다니신다.(웃음)

▶(현진) 원래 내가 아는 부모님이라면 이런 일을 하겠다고 하면 반대했다. 그런데 부모님은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내가 이전에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보여준 것들이 있지 않나. 부모님도 인정해 줬고 아이돌을 하겠다고 했더니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 줬다. 오히려 지금은 춤 지적 등 잔소리가 많이 늘었다.

-서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

▶(현진) 콘서트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팬 미팅도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우리 멤버들이 팬들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은 마음도 있다.

▶(찬연)'인기가요'랑 '음악중심'에 출연했었는데 다른 음악 방송에도 출연해 보고 싶다.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싶다.


-빅오션의 목표는.


▶(찬연) 수어 하면 떠오르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

▶(현진) 다양한 나라의 수어를 익혀서 글로벌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석)궁금증을 기대감으로 바꿀 수 있는 특별한 그룹이 되고 싶다.
청각 장애 아이돌이라는 것에 대해 편견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활동을 보고 '알고 보니 청각 장애인이었어?'라는 반응이 오도록 하고 싶다. 호기심과 궁금증이 기대감으로 바뀌는 그룹이 되고 싶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