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의과대학 증원 문제를 둘러싼 의정(醫政)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에 이어 동네 병의원도 18일 '집단 휴진'에 나섰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한 가정의학과 의원도 이날 '휴진'한다고 밝혔다. 외부에서 건물 내로 진입하는 문 자체부터 이미 잠겨 있었다. 휴진을 일찌감치 알았는지 이날 이곳 의원을 찾는 시민은 없었다.
인근 상가에 입주한 관계자는 "뭐 (의사협회로부터) 지원받은 게 있느냐"며 "개인병원인데 저렇게 쉬는 걸 보면 배가 부른 듯하다"고 혀를 찼다.
수원 장안구에 위치한 한 이비인후과 의원은 이날 해당 의원이 위치한 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가동 자체를 중단했다. 계단을 통해 올라갔을 때도 마찬가지로 병원 내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반면 근처의 다른 가정의학과 의원은 이날 문을 열었다. 오전 8~9시엔 고령층이 많이 방문했다.
이모 씨(81·여)는 "여기(이비인후과) 가끔 손주를 데리러 온 것 같은데 의사 파업이니, 뭐니 해서 문을 안 연 것 같다"며 "휴진하든 않든 원장 개인 마음이지만 하필 이럴 때면 굳이 좋은 마음으로 이해하겠느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수원 장안구의 한 내과 의원은 진입문에 휴진 이유를 알리는 안내문을 써 붙였다. '근거 없는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한다.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항의하며 오늘 잠시 멈추려 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이곳을 오가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한 시민은 "영웅심 납셨다"며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휴진을 신고한 전국 병의원은 3만 6300여곳으로 전체의 4%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수원특례시는 지역 내 휴진 병의원에 대해 '비공개'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의료기관 운영 현황에 관한 응급의료 포털, 수원시·수원시보건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0일 지역 내 의원급 의료기관 836개소에 진료 명령과 휴진 신고 명령을 통보했다. 또 17일부턴 구(區)별 전담관이 의료기관 운영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이날은 복지부 지침에 따라 의료 기관의 휴진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시는 정부가 보건의료 재난경보 단계를 최상위인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지난 2월부터 '수원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 △보건소 진료 시간 연장 운영 △응급의료협의체 구성 △민원 대응센터 운영 등으로 의료 공백에 대응하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