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칸방' 母에 집 사주고 싶다"던 20대 배달기사, 불법유턴 택시에 사망

2024.06.18 06:41  


[파이낸셜뉴스] 단칸방에서 어머니 모시고 살던 22살 배달 노동자가 불법 유턴 택시에 숨진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1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5월 23일 밤 강원도 춘천시 한 도로에서 일어났다.

이날 공개된 폐쇄회로(CC)TV에는 유턴할 수 없는 지점에서 차선을 넘어 방향을 바꾸는 한 택시의 모습이 담겼다.

이때 달려오던 오토바이가 택시에 그대로 부딪쳐 쓰러졌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22살 배달 노동자 A씨였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나흘 뒤 숨을 거두고 말았다.

A씨는 50대 어머니, 4살 많은 형과 함께 단칸방에 살았다. 어머니는 침대에서, 형제는 바닥에서 잤다. 이에 A씨는 성인이 되자마자 돈을 벌어야 했다.

A씨의 형은 "(동생은) '내가 공부를 하면 오히려 짐이다'라고 생각을 했다"며 "'빨리 성공을 해서 엄마 집을 사주고 싶다'(고 말했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가 8살 때 부모는 이혼했다. 형제는 친척 집과 보육원을 전전하다 어렵게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됐고, 먹고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셋이 사는 순간이 귀하고 귀했다.

군대에 다녀온 A씨는 지난해 작은 회사에 취업했다. 하지만 월급이 제대로 안 나왔고, 지난 2월 말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뒀다. 그리고 이 달에 다른 직장을 구했다.

새 직장 나가기까지 짧은 기간, 단칸방 월세 낼 돈을 벌기 위해 배달 일을 시작했고, 3달 만에 숨졌다.


어머니에게 집 한 채 사드리겠며 일을 나간 청년은 영원히 돌아올 수 없게 됐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안타깝네요.. 그곳에선 행복하세요" "제발 불법유턴 제대로 단속 좀 해주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