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백인 아버지가 자신의 딸과 악수하려는 흑인 교육감을 밀어내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위스콘신주 바라부 고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렸다. 학사모와 졸업가운을 착용한 학생들은 단상 위에 올라가 졸업장을 받은 뒤 학교 이사회 회장과 교장, 교육감 등 학교 관계자 6명과 악수한 뒤 단상을 내려갔다.
순조롭게 졸업식이 진행되던 중 한 백인 아버지 A씨가 난데없이 단상 위로 뛰어올라갔다. 자신의 딸이 흑인 교육감과 악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단상으로 뛰어 올라간 그는 레이니 브릭스 교육감을 옆으로 밀면서 "내 딸이 교육감과 악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야유했고, A씨는 학교 관계자들에 의해 밖으로 끌려 나갔다. 결국 A씨는 경찰에 인계돼 자치법규 위반인 치안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바라부 경찰은 "A씨에게 브릭스와 접촉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며 "딸의 신원을 밝히지 않기 위해 A씨의 이름 또한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A씨가 교육감을 왜 밀어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가해자가 백인이고, 피해자가 흑인이라는 점, 당시 단상 위에 있던 학교 관계자 6명 중 흑인은 이 교육감 한 명뿐이라는 점 등의 이유로 해당 사건이 '인종차별 사건'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바라부 교육청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A씨가 수백명의 학생과 다른 성인들 앞에서 이런 식으로 대담하게 행동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학교는 지난 2018년 댄스파티에 참석한 남학생 수십 명이 단체로 나치식 경례를 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학교 측은 "학생들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이 사진은 우리 학교의 교육적 가치와 신념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