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서혜진 PD가 이끄는 크레아 스튜디오가 MBN '한일가왕전'의 남자 버전으로 새롭게 돌아온다. 여성 버전과 동일하게 이번 남자 버전 역시 한국의 '현역가왕', 일본의 남자 트로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계획. '현역가왕'과 '한일가왕전'을 통해서 한국과 일본의 여성 트로트 가수들을 발굴해 냈던 크레아 스튜디오가 남성 버전에서는 어떤 스타들을 찾아낼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서혜진 PD는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통해 송가인, 임영웅 등의 스타들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이번 남자 버전 '현역가왕'에 대한 기대가 높다.
다만 TV조선에서도 '미스터트롯'의 시즌3를 일본 버전과 함께 제작하겠다는 상황이기에, 과연 '현역가왕'의 남성 버전이 이들 프로그램과는 어떻게 다른 매력을 뽑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3일 서울시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난 서혜진 PD는 남자 버전 '현역가왕'과 '한일가왕전'의 제작 계획과 함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현역가왕' 남자 버전에서도 타 장르의 현역들이 출연하는 걸 기대해도 좋을까.
▶(서혜진 PD) 저희한테는 린 씨라는 존재가 정말 컸다. 지금도 타 장르쪽에서 연락이 오신다.. 오디션을 해서 1차와 2차를 걸러봐야겠지만 다른 장르에서 관심이 많으시다. 과거 '미스터트롯' 때도 뮤지컬 쪽이나 성악 쪽에서 오신 분들이 많았다. 그다음에 '불타는 트롯맨' 했을 때는 손태진 씨가 1등을 하셨다.
-'현역가왕' 남자 버전처럼 TV조선도 한국과 일본이 함께 하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준비 중이라는데.
▶(서혜진 PD) 이런 말씀을 드리면 좀 그럴 수 있는데 저는 나라가 발전을 했고 콘텐츠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남의 아이디어를 똑같이 따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옛날부터 생각했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일단 가는 길이 다르다. 저희는 저희끼리 구축한 시장을 열심히 해야 한다. 신경은 안 쓴다.
-'현역가왕' 남자 버전은 어떻게 진행되나.
▶(서혜진 PD) 여성 버전과 설정은 똑같이 하는 거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채널 뚫기가 힘들다. 일본에서 엔카 장르는 아니고 트로트라는 말을 접목시켰을 때는 일단 가요라고 칭한다. 가요를 정의하기도 힘들어서 '쇼와·헤이세이 시대' 초반까지인 1970, 1980, 1990년대의 J팝을 가요라고 지칭하고 일단 '트로트'라고 얘기하겠다고 협의를 봤다. 또 (일본 쪽이) 플랫폼에 들어가지 않으면 사람이 모이지 않아서 플랫폼 뚫기가 힘들었다. 한국만큼 붐을 일으키기에는 일본에서 장르부터가 생소한 것이었다. 그래서 남자 현역가왕은 파워가 있는 플랫폼으로 옮길까 생각 중이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다수 나오다 보니 대중적인 피로도가 크다는 얘기도 있는데.
▶(서혜진 PD) 근데 그런 이야기들은 트로트가 강렬해서 그런 거다. K팝에서 아이돌이 많이 나온다고 '피곤해'라고 하지는 않는다. 당장 음악프로그램들도 '인기가요' '뮤직뱅크' '쇼! 음악중심'도 있고 한데 굳이 '트로트가 피곤하다'고 괄호를 치고 말씀을 하시는 건 어불성설인 것 같다.
-여전히 그렇다면 트로트는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나.
▶(서혜진 PD) 블루오션이나 레드오션이라는 건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수요자가 판단하는 거다. 결국은 새로운 스타들이 만들어질 수 있냐라는 건데, K팝에서 수십 개 그룹이 나와도 물린다고 생각 안 하는 것처럼 K팝 안에서도 어떤 시장을 확장하느냐, 글로벌 스타가 되느냐가 포커스인 거다. 저희는 성인 가요 시장에서 새로운 스타가 만들어질 수 있냐, 없냐의 숙제를 안고 있을 뿐이지 수요가 있는 한 저희는 계속 만들어 나갈 거다.
-일본으로 트로트 오디션을 확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서혜진 PD) 나이가 있으신 분들, 특히 성인가요를 소비하시는 분들은 한번 좋아하시면 좋아하는 대상을 바꾸지 않으신다. 그래서 새로 나오는 스타들에게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과거 일본에서 저희 안에서 국민가수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잘 된 것이 있었지만 한동안 한일관계가 좋지 않아 그럴 계기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한일관계가 좋아지고 대중들도 일본 문화를 소비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기 때문에 일본에 가서 하면 활동 시장이 넓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근에도 임영웅이 상암 스타디움을 가득 채워 공연을 했는데, 본인이 연출한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스타라는 점에서 뿌듯함이 있지 않았나.
▶(서혜진 PD) 그렇다. 근데 워낙 본인이 잘하시는 분이다. 좋은 가수다. 저도 그런 가수가 계속 나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