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소 26명의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돼지 먹이로 주는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캐나다의 연쇄살인범 로버트 픽턴(75)이 동료 수감자의 폭행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사망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교정당국은 성명을 통해 퀘벡주의 중범죄자 수용 시설에서 픽턴이 입원 치료 도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19일 포트 카르티에 교도소에서 동료 수감자의 공격을 받고 입원 치료를 시작한 지 약 2주 만이다. 당시 경찰은 “픽턴이 심각한 부상을 입어 위독하다”며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전했었다.
픽턴은 부러진 빗자루 손잡이에 머리를 가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공격한 건 51세 남성 동료 죄수로, 과거에도 다른 수감자들을 폭행해 독방에 감금된 적 있다고 한다. 경찰은 현재 이 남성을 구속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1990년대 말부터 계획적 살인을 저질렀던 픽턴은 캐나다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살인마로 불렸다. 그는 밴쿠버 교외 포트코퀴틀럼 지역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며, 성매매 여성이나 마약에 중독된 여성 등을 유인해 무참히 살해했다.
대도시 밴쿠버 일대에서 여성 수십 명이 연달아 실종되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해당 농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여성 33명의 DNA를 발견했다.
그는 수감 이후 교도소 동료로 위장한 잠복 경찰에게 “사실은 26명이 아니라 49명을 살해했다. 한 명이 모자라 50명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한 명을 더 죽이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그가 피해자들의 시신을 처리한 방식도 충격적이었다.
재판중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한 픽턴의 지인은 “그가 피해자들의 시신을 키우는 돼지들에게 먹였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증언했다.
사법당국은 2007년 그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희생자의 유족들은 “세상의 어떤 사람도 악인이 세상을 돌아다녀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쁨의 눈물이 난다.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도 “범인의 죽음으로 많은 유가족이 마음의 안식을 찾을 것”이라며 “마침내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