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김혜윤은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연출 윤종호)서 자신과 닮은 임솔을 만나 꼬박 1년을 시간여행을 하면서 바쁘게 살았다. 선재(변우석 분)를 살리기 위한 처절하고 애틋한 시간여행, 복잡한 타임라인 속 임솔은 수없이 무너지고 또 오뚝이처럼 일어나 뛰었다. 10대부터 30대까지, 그렁그렁한 눈물부터 모든 의지를 놓아버린 오열까지 설득력 있게 그리며 시청자도 임솔이 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을 웃게 하고 또 울게 했던 김혜윤. 그는 최근 뉴스1과 만나, '선재 업고 튀어'는 자신과 달리 긍정적으로 삶을 일구는 임솔에게서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또 주변의 소중함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친 날이 있지 않을까, 지난 과거와 자신의 삶을 찬찬히 살펴본 계기였다고도 했다. 배우로서도 인간 김혜윤으로서도 성장했다면서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한 배움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요즘 기분이 어떤가. 인기를 실감하나.
▶요즘 매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껴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실 제가 많이 돌아다니지 않아서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닿게 실감하지는 못했는데 유튜브에 반응 영상 같은 걸 처음 봤다. 이렇게 봐주시는구나 싶었다. SNS에 많이 뜬다고 해야 하나. 주변에서 내가 돋보기에 너무 많이 뜬다고 하더라. 그럴 때 많이 실감한다.
-'선재 업고 튀어' 작가가 솔이 캐릭터를 혜윤 씨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저를 생각하면서 글을 썼다는 것도 감사한데 더 연기하고 싶게끔 해주셔서 감사했다. 작가님과 대본리딩을 했는데 제가 실제로 쓰는 말투로 많이 고쳐주셨다. 추임새도 그렇고 '어머 어머' 이런 말은 제가 원래 많이 쓰는 것이어서 대본에 잘 녹여주셨다.
-솔이와 싱크로율은.
▶저는 한 50% 정도인 것 같다. 뭔가 엄청나게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많이 느껴진다. 솔이는 펼쳐지는 고난이나 힘든 일이 발생했을 때 항상 긍정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저는 사실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편은 아니고 체념하고 후회하고 그런 편이다. 낙심한다고 해야 하나. 솔이는 항상 오뚝이 같은 사람이다. 연기하면서 그런 면을 배우고 싶었다.
-또 교복을 입는 연기인데 전작과 겹쳐 보일 것을 걱정하지는 않았나.
▶아예 그런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교복을 꽤 오래 입었으니까, 걱정했는데 시나리오가 워낙 재미있기도 했고 교복을 입은 학창 시절 포커스가 아니다 보니까 크게 부담이나 걱정하지는 않았다.
-아이돌팬의 덕질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실제로 팬 활동을 해본 적이 있나.
▶솔인 만큼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은 없는데, 이번에 간접 체험을 했다. 저는 제 팬분들이 생각이 나더라.
-여러 차례 타임슬립을 하고 10대부터 30대까지 연기를 해야 한다. 어려웠을 것 같다.
▶시대도 그렇고 변화가 있다 보니까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해야 했던 작품이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랑 작가님이 항상 많이 준비를 주셨다.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려웠던 것은 한 장소에서 시대만 다르게 연기를 해야 하는 장면이 되게 많다. 예를 들면 집 앞에서 우산 쓰는 장면, 솔이가 모른 척하는 신도 한 날에 찍는 거다. 한강 다리 신도 그렇다. 휠체어 타는 신, 아닌 신을 같이 찍었다. 그래서 리딩이 필수였다. 또 같은 장면인데 선재 시점과 솔이 시점을 다르게 찍었고 그때마다 연기가 다르기 때문에 더 집중해야 했다.
-특히 눈물연기가 많은 드라마였을 것 같다.
▶그렇게 많이 운 줄 몰랐는데 방송을 보니까 그렇더라. 울고 나면 좀 잠이 온달까. 잠이 깨려고 당 충전을 하려고 간식을 차에 쟁여두고 먹고 있었다. 영양제 하나가 많이 늘었다. (웃음)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멈춰야 하는 신이 어려웠다. 차라리 엉엉 울거나 오열하는 게 낫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선재를 바라봐야 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선재가 솔의 타임슬립을 알게 된 후 장면에서 눈물연기가 화제였는데.
▶그 신은 예쁘게 울어야 하는 신이었다. 제가 그렇게 운 것은 방송을 보고 알았다. 최근 방송에 나왔던 것 중에 굳이 뽑자면 인혁이 고향 집에서 누워서 대사를 하는 장면이 기억난다. 대본을 보면서도 엄청나게 울었다. 촬영할 때도 쉽지 않더라.
-선재의 운명 때문에 솔이가 정말 많이 가슴 아파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슬펐던 신은.
▶선재가 죽을 때마다 슬펐는데 절벽에서 '사랑해' 말하고 떨어지는 신에서 아주 힘들었던 것 같다. 절벽신은 (솔이) 대신 죽는다는 느낌이기도 하고, 선재가 눈앞에서 죽는 건 처음 보니까 더 그랬다.
-2008년도 10대, 20대 문화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
▶초등학교 6학년쯤이어서 알고 있기는 하다. '우유송' 시안 영상들이 있어서 그걸 보면서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했다. 저도 그 시절에 빙수 카페에 가서 빙수 먹고 흔들의자에 앉고 그랬다. (웃음) 아예 생소하지는 않다. 인터넷 소설도 읽고 그랬기 때문에 아는 문화다.
-'인소'(인터넷 소설) 대사도 연기했는데.
▶그 신이 두 번 나오는데 사실 처음에 찍을 때 감독님이 정말 진지하게 해달라고 하셔서 진지한 감정으로 울어야 하는데 어느 부분에서 눈물이 터져야 하는지 모르겠더라. 작가님은 읽기만 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세세하게 적어주셔서 쉽게 눈물이 잘 나오는 편인데, 그 장면은 어디에서 눈물이 흘러야 하고 감정을 잡아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웃음) 그런데 건희가 워낙 (그런 연기에) 특화가 되어 있어서 진심으로 하다 보니까 그 영향을 받아서 했다.
- 송건희와 '스카이캐슬' 이후로 재회했는데.
▶작품으로 만난 게 6년 만이다.
<【N인터뷰】②에서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