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자신이 낳은 두 아들을 출산 직후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엄마에 대해 법원이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출산 직후 두 아들 살해.. 야산에 유기한 30대 친모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37)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출소 후 아동 관련 기관에 5년 동안 취업 제한도 함께 명했다.
A씨는 2012년 서울 소재의 모텔에서 갓 태어난 첫째 아들을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묻어 유기한 혐의와 2015년 10월 인천 연수구 소재의 공원 내 공중 화장실에서 신생아인 둘째 아들을 살해한 뒤 문학산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정부가 2010~2014년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한 지난해 10월 거주지 관할구인 인천 연수구로부터 2차례 관련 연락을 받자 압박감을 느끼고 경찰에 자수했다. A씨는 두 아이를 모두 산부인과에서 출산했으며, 첫째 아들은 퇴원 다음 날, 둘째 아들은 퇴원 이튿날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매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징역 20년 구형했는데..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워 양육 부담이 컸다"면서 "두 아들의 친부는 다르고 잠깐 만난 남자들이어서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범행 직후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친모로서 보호해야 할 자녀를 살해했고, 피해자는 보호자인 피고인에 의해 생을 마감했다"고 지적하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변명하기 어려워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 "첫째 아들 달래다 질식해 사망했을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무죄 판단
그러나 재판부는 2012년 A씨가 서울 소재의 모텔에서 첫째 아들을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묻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시간과 장소·방법, 피해자의 시신 유기 사정을 비춰보면 피고인이 원하지 않은 임신과 출산 후 피해자를 입양기관에 위탁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느꼈을 정신적 고통과 (친부를 수 없는) 피해자를 임신 상황에 대한 주위 시선 등으로 인해 이성적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2012년 A씨가 첫째 아들에게 이불을 덮은 뒤 강하게 껴안아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달래는 과정에서 숨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피고인은 3년 뒤에 실제로 둘째 아들을 살해했지만, 나중에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이전 사건의 고의성을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