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이제훈이 자신이 연기한 박영한 캐릭터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배우 최불암에 대한 애정과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제훈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최불암과의 만남에 대해 "만나는 사람마다 보이는 선생님의 모습이 '이 사람에게 집중하고 있구나' 하는 거였다, 상대의 말을 귀담아들으시고 평생 살아온 세월에 있었던 많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 설명해 주시는데 짧은 한 두 시간인데 인생의 가치관을 바꿀 수 있는 말씀을 하시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의 말씀을 귀담아듣고 그것을 통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선생님을 만나 깨달았다"며 "나는 실제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어릴 때 돌아가셔서 할아버지가 나를 손자로 바라봐주시는 기억이 없어서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어려움이 있는데 선생님을 보면서 내가 만약에 할아버지가 계셨다면 이런 모습 아닐까 싶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인자하고 소탈하면서도 표현도 되게 솔직하게 하신다, 그때 당시에는 이랬어, 하시면서 말씀하신다, 이래서 어르신, 할아버지가 있으면 이렇게나 좋은 건가 하는 것을 선생님을 보면서 알았다, 행복한 기억이 많다"고 덧붙였다.
최불암은 이제훈에게 '수사반장'과 관련한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70~80년대 '수사반장' 방송 당시 배우들을 형사로 오해한 시청자들이 방송국을 찾아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토로했던 에피소드나 박영한 반장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최중락 경사에 대한 이야기 등이다. 이제훈은 "대본 리딩부터 (최불암 선생님이) 저한테 너무 잘하고 있는데 박영한이라는 사람의 화를 좀 안에 많이 담고 표현해 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해 주셨다"며 "박반장은 냉철한 카리스마가 있는 모습인데 이런 부분들이 처음에도 있었을까? 어떻게 보면 경찰이 돼서 하나하나 경험하고 미숙하고 무모할 수 있지만 사건 하나하나를 거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담아냈으면 좋겠다는 모습을 (최불암 선생님)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 촬영 '쫑파티' 때 너무 고생 많았고 잘했다, 그래서 방송도 기대 많이 하고 좋을 것 같다고 해주시니까 어떻게 보면 그 다른 피드백보다 좋았다, 최소한 선생님에게 누가 되는 모습은 아니지 않았나 싶다"며 "손자 캐릭터로 선생님과 연기할 기회가 있어서 그 순간만큼은 연기한다는 생각을 크게 안 했다,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신기했고, 정말 내 할아버지가 있다면 이러시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잘 봐주시고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선생님 덕에 박영한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때 많은 영감을 받고 용기를 가지면서 연기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수사반장 1958'은 1971년 방송한 '수사반장'의 프리퀄로 형사 박영한의 젊은 시절을 그려낸 10부작 드라마. 1958년을 배경으로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한편 '수사반장 1958'은 지난 18일 10부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10%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인기를 끌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