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산 뒤부터 주문하지도 않은 물건이 중국에서 자꾸 배달된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6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부산 남구에 사는 30대 남성 A씨는 “주문하지 않은 택배가 계속 배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경부터 6개월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하지도 않은 물품이 약 30여 차례 택배로 배송됐다"고 했다.
2023년 12월 발송처가 알리익스프레스인 택배가 도착하자 A씨는 잊었던 주문인가 싶어 뜯어봤더니 여성 원피스가 들어있었다.
A씨는 "잘못 배송된 것인가 생각했지만 그때부터 비슷한 택배가 계속 배송되기 시작했다"라며 "빈 택배 봉투가 많았고 자투리 천 조각 등 쓰레기가 든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식으로 6개월째 택배 폭탄이 이어졌고, 현재까지 받은 택배는 모두 50개가 넘었다.
특히 A씨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택배가 집 근처 초등학교나 관공서 등에 배송되기도 했다.
A씨는 "택배사에서 걸려오는 배송지 확인 전화를 받을 때마다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라며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고객센터에 전화해 반품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본사가 아니어서 결정 권한이 없다면서 '죄송하다'고 할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집 앞에 자꾸 택배가 쌓이고 혹시 유해물질이 들어있는지 염려도 되고 범죄에 연루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산 뒤부터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씨처럼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한 뒤 주문하지 않은 택배가 배송됐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판매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택배를 발송하는 ‘브러싱 스캠’ 수법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현재는 입건 전 조사 단계로 알리익스프레스 고객센터를 상태로 주문자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수상한 국제우편물이 전국 각지에 배송되면서 시민 불안을 키운 적이 있는데, 당시 경찰은 이를 브러싱 스캠으로 보고 중국 공안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