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SM은 최근 올해 1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하면서 카카오와 웹툰, 웹소설, 모바일 게임 등 2차 지식재산권(IP) 사업 협업을 지속한다고 예고했다.
장철혁 SM 대표이사는 "버추얼 아티스트, 신규 IP 데뷔, 웹 소설 및 게임 등 2차 IP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M은 엔터업계에서 아티스트 IP가 중심인 세계관이 이미 구축돼 있어 이를 다른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데 가장 적합한 기획사라는 평을 듣고 있다. 2020년 론칭한 에스파를 전후로 SM 아티스트를 아우른 SM 컬처 유니버스(SMCU)가 그것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 제작사 뿐 아니라 드라마 제작사도 가지고 있어 SMCU IP를 다방면으로 펼쳐낼 수 있다.
◆카카오엔터 제작 영상 콘텐츠·음악 레이블 시너지
실제 카카오엔터 산하 제작사에서 기획한 영상 콘텐츠에 음악 레이블에서 힘을 보태 콘텐츠를 완성시킨 사례도 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 예다. 카카오엔터 산하 제작사인 글앤그림미디어가 제작을 맡았다. 역시 카카오엔터 산하 크리에이터 그룹 글라인 소속으로 '연애 말고 결혼'를 쓴 주화미 작가가 집필했다. '낭만닥터 김사부', ‘경성크리처’ 시리즈의 강은경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현대인의 질병에 걸려 초능력을 잃어버린 가족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주목 받는 작품이다. 특히 카카오엔터 산하 레이블 안테나 소속 싱어송라이터 정재형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진지하고 설렘이 가득한 장면부터 의뭉스럽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코믹한 신(scene)까지 각 분위기에 어울리는 다양한 음악을 활용해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 지난해 카카오엔터가 바람픽쳐스와 제작한 tvN 인기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도 음악 협업이 도드라졌다.
카카오엔터 산하 IST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더보이즈'가 OST를 불렀다. 극중 가수 지망생 역을 맡았던 배우 박은빈이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K팝 미디어 원더케이를 통해 실제 가수로 변신한 듯한 라이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는 작가와 감독, 배우, 제작 등 카카오엔터 미디어 부문 레이블 간의 협업 작품인데 SM 소속 그룹 '엑소' 멤버 수호가 OST를 가창했다. 음원 유통은 카카오엔터가 맡았다.
또 SM 소속 그룹 '에스파' 카리나도 바람픽쳐스가 제작에 참여한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 OST '새드 왈츠(SAD WALTZ)'를 가창하며 힘을 보탰다.
◆SM 원천 IP·카카오 IP 다각화 노하우 시너지 낸다
업계는 이번 공정위의 결정에 따라 카카오엔터와 SM이 협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SM은 이전부터 카카오엔터와 콘텐츠 협력을 다방면으로 전개해왔다. 그룹 'NCT'의 세계관을 담은 웹툰이 지난해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공개됐다. 신인 그룹 '라이즈(RIIZE)' 멤버들의 성장을 그린 웹소설은 지난해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첫 공개된 후 올초 시즌2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카카오엔터 장윤중 공동대표가 지난달 뮤직 사업에 신설된 음악IP부문을 맡고 있는 점도 카카오엔터와 SM의 시너지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SM엔터 CBO(Chief Business Officer)도 겸했던 장 대표가 음악IP 부문을 직접 맡아 음악·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의 기획, 제작을 비롯 다양한 영역으로 IP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데이터 기반의 고도화, 사업 다각화 등을 전담하는 조직도 신설한다.
특히 북미 등 글로벌 거점을 확대하고 글로벌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강화해 아티스트들의 현지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고 예고한 만큼, 해외에 강점이 있는 SM과 협업이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2024 빌보드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The 2024 Billboard International Power Players)'에 장윤중 대표와 함께 SM 장철혁·탁영준 공동대표, SM 이성수 CAO도 명단에 들었다.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는 빌보드가 2014년부터 매해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세계 음악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들을 선정해 발표하는 리스트다.
카카오엔터는 그간 뮤직 글로벌 진출에 비교적 열세였다. '몬스타엑스' '아이브' '더보이즈' 등 인기 K팝 그룹을 보유했지만 특히 해외에선 4대 대형 K팝 기획사에 밀려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장윤중 대표가 전면에 나서고, SM을 편입하면서 숨통을 트게 됐다. 라이즈 등이 세계적으로 크게 부상 중이고 에스파도 정규를 내고 월드투어를 준비 중이라 기대감이 크다.
또 인공지능(AI)기술의 도입, 데이터 활용을 통해 멜론과 음악 유통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즈니스모델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원천 IP가 많은 SM의 중요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엔터가 IP 다각화를 지속 추진하며 노하우를 축적한 만큼, SM과 손잡고 새로운 형태의 IP 크로스오버를 선보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여러 자회사들은 물론 산업 내 파트너들과 다양한 구조로 협력하며 새로운 시너지들을 만들어내고 있어, 탁월한 음악사업 역량을 가진 SM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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