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발란스 운동화가 2700원이어도 결제하면 안 되는 이유

SNS '뽑기 광고' 보고 운동화 구매했지만
11시간뒤 구독료 추가결제..환불도 못받아

2024.05.08 09:50  

[파이낸셜뉴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광고해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한 뒤 디지털 콘텐츠 구독 서비스 명목으로 추가 금액을 임의 결제하는 방식의 사기성 해외 쇼핑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뽑기 잘하면 12만원짜리를 3천원에"...이말 믿고 구매

8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국제거래소비자포털(crossborder.go.kr)에 따르면 지난 2월 해외 쇼핑몰에서 추가 금액을 결제한 피해 사례가 처음 확인된 이후 지난달까지 총 11건이 접수됐다.

피해자 A씨는 지난 3월 페이스북에서 뉴발란스 530 운동화를 정상가(약 11만9000원)의 44분의 1인 270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판매 페이지에 접속했다.

A씨는 해당 페이지에서 뽑기 게임에 참여해 운동화 당첨 안내를 받아 1.95유로(약 2853원)를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그러나 11시간 뒤 아무런 사전 안내 없이 관련 없는 디지털 콘텐츠 정기 구독료 명목으로 49.50유로(약 7만2429원)가 추가 결제됐다는 메시지가 오자 A씨는 사업자에 결제 취소를 요구했으나 끝내 환불받지 못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정체불명의 해외 쇼핑몰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뉴발란스, 아디다스 등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2700~3600원 수준에 판매한다고 광고했다.

광고를 보고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6개의 상자 중 운동화가 들어있는 상자를 찾는 뽑기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데, 뽑히면 브랜드 운동화를 초저가에 구매할 기회를 얻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참여자 모두 당첨되도록 사전에 프로그래밍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소비자가 운동화 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3일 이내에 추가 결제가 이루어졌는데, 많게는 운동화 가격의 25배 정도에 이르는 금액이 구독료 명목으로 동의 없이 결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SNS 광고로 연결돼 쇼핑몰 주소조차 몰라... 소비자원에 신고

해당 쇼핑몰은 SNS 광고를 통해 연결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해당 쇼핑몰 주소(URL)를 알지 못한 것은 물론 검색도 되지 않았으며, 신용카드 결제명세서에 정보가 공개된 사업자는 소비자의 환불 요구에 '계약을 취소하면 추가 결제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업자는 이미 결제한 금액을 돌려달라는 요구에 응답하지 않거나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주문한 운동화를 배송받지도, 추가 결제금액을 환불받지도 못했다.


소비자원은 SNS 광고에 의한 소비자 피해가 지속하는 만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을 운영하는 메타에 피해 예방 조처를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판매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또 미배송, 환불 거부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구입일로부터 120일 이내에 승인 취소를 요청할 수 있는 '차지백 서비스'가 가능한 신용카드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