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마 찢어져 뼈 보일 정도로 부상 당한 선수, 그런데 축협 대처가... 논란

2024.05.02 08:22  

[파이낸셜뉴스] 대한축구협회가 경기 중 이마가 찢어져 피를 흘리는 등 큰 부상을 당한 선수에게 구급차를 쓰지 못하게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달 27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K3리그 7라운드 목포FC전에 선발 출전한 강릉시민축구단 주장 박선주(32·강릉)는 전반 34분 공중볼 경합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쓰러졌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다친 박 선수는 경기장 위에서 6분 정도 지혈과 응급치료를 받은 뒤 목포 기독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런데 박 선수는 구급차가 아닌 별도로 준비된 승합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당시 구단은 구급차 이용을 요청했지만, 경기 감독관은 구급차가 경기장을 이탈할 경우 경기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며 별도로 준비된 일반 승합차 이용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식이 있었고, 생명이 위독한 수준의 부상이 아니라는 현장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이마저도 들것이 들어갈 트렁크 공간이 여의찮아 박선주는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서 차량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에 따르면 박선주는 피부 안쪽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이마가 깊게 찢어졌고, 뇌진탕 증세도 보였다고 한다. 최초 이송된 목포 내 병원에서는 박선주 상태를 확인한 후 봉합 수술이 급히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광주의 상급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구단은 경기장 내 마련된 구급차를 쓰게 해달라고 경기 감독관에게 다시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선수는 결국 구단이 직접 마련한 사설 구급차로 전남대병원까지 1시간 30분을 이동해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박 선수의 아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승합차에는 부상당한 선수를 이송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심지어 뒤늦게 출발한 내가 해당 차량보다 먼저 병원에 도착했다. 구급차라면 그렇게 늦어졌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가 의식을 잃고 뼈가 보일 정도로 다쳤는데, 심판이 경기를 중단할 수 없어 구급차를 못 불러준다니”라며 “선수 보호보다 경기가 중요한 건지. 사고 후 2시간이 넘어 병원에 도착했는데 이게 있을 수나 있는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현재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1, 2는 의료진과 함께 구급차가 최소 2대 이상 대기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K3, 4 리그는 의무 배치가 1대고 구급차가 긴급 후송으로 경기장을 떠날 것을 대비해 예비 차량을 준비하게 돼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