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애 아빠는 자책감 때문에 밥도 못 먹고 물도 못 먹고…다 내 책임인데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러는데, 제발 무분별한 부모 비난을 좀 자제해 줬으면 좋겠어요.”
최근 세종시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택배 차량에 치여 사망한 A군(2)의 유족은 지난 29일 "사고가 난 곳은 명목상 인도로, 분명 차량이 들어와서는 안 되는 곳"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A군의 이모부라고 밝힌 B씨는 뉴시스에 "분명 차량이 들어와서는 안 되는 곳에서 (택배기사는) 트럭에 시동을 걸어 둔 상태로 배달을 갔다온 후 확인도 안 하고 바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차량이 후진하면서 뒤에 있던 아이를 못 봐서 일어난 사고로 알고 있는데 아이는 차량 앞에 있었고 택배 기사는 확인도 전혀 없이 '풀 액셀러레이터'로 아이를 쳤다"라며 "얼마나 가속했는지 사고 당시 아이 상태는 처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살 많은 A의 형도 2m정도 앞에 있어 현장을 목격하고 동생이 ‘깔렸어, 깔렸어’라며 울음을 터트려, 분리 수거장에 있던 아빠도 놀라 뛰어나왔다”면서 “아이 아빠가 갔던 분리 수거장과 사고 현장 거리는 3~4 발자국이다"라고 했다.
A군은 한국 나이로 올해 네 살이며, 붙임성 있고 밝은 성격 때문에 아파트에서도 많은 주민이 A군을 알았다고 한다.
B씨는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일부 네티즌들이 ‘2살 아이를 혼자 뒀냐’고 질타하는 댓글을 올리고 있어, 아이 아빠가 더 고통을 받고 있다”라며 "아이를 잃은 부모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더는 부모를 비난하지 말아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앞서 지난 27일 세종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A군이 택배 차량에 치여 숨졌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A군은 심정지 상태였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 후 기사에는 “두 살 애도 안 보고 방치했나”, “부모는 입건 안 하냐. 어린애를 혼자 놀게 두게”, “택배기사에게 어떤 책임도 물면 안 된다. 100% 부모 과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