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멕시코의 한 남성이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 귀걸이를 정가의 1000분의 1 가격으로 구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까르띠에 측이 실수로 공식 홈페이지에 가격을 잘못 표기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외과 레지던트로 일하고 있는 로헬리오 비야레알은 작년 12월 까르띠에 홈페이지에서 다이아몬드가 박힌 18K 금 귀걸이 가격이 237페소(약 1만9000원)로 표시돼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두 세트를 구매했다.
비야레일은 "까르띠에가 어떤 브랜드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라며 "광고를 클릭해 들어간 홈페이지에서 수백, 수천 만원에 이르는 핸드백, 시계, 목걸이 등을 살펴보던 중 저렴한 귀걸이 한 쌍을 발견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비야레일은 이 귀걸이를 발견하자마자 두 쌍을 구매했다. 후에 까르띠에 측은 실수를 인지하고 가격을 23만7000페소(약 1900만원)로 수정했다. 무려 1000배 큰 금액이다. 두 쌍을 구매한 비야레일은 정가 3800만원짜리를 3만8000원에 구매한 셈이다.
그는 "구매 일주일 정도가 지난 뒤 까르띠에 측으로부터 '홈페이지 가격 표시 오류인 만큼 주문 취소를 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라며 "이에 응하지 않자, 업체는 다시 연락을 취해 '주문을 취소하겠다. 불편을 끼친 대신 까르띠에 샴페인 1병과 가죽 제품 1개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야레일은 이 제안도 거절했다. 그는 “웹사이트에서 구매와 관련한 분쟁 발생 시 소비자 보호 기관에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문구를 확인했다”며 “그래서 사은품을 받는 대신 규정대로 절차를 밟았다”고 말했다.
소비자 보호 기관이 이후 여러 달에 걸쳐 까르띠에와 중재를 시도했지만, 결국 까르띠에는 비야레일에게 구매한 제품을 배송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비야레일은 지난 26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귀걸이가 도착했다며 까르띠에 로고가 붙은 상자 두 개의 사진을 공유했다. 그는 또 “반지로 해도 좋아보인다”며 해당 귀걸이를 손가락에 끼운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비야레알의 '끈기'를 응원하는 반응이 많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 보호 시스템을 악용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